야구
키움 간판스타이자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 부동의 리드오프 겸 중견수 이정후. 그는 비 시즌 서울, LA 개인훈련을 하면서 타격폼을 완전히 개조했다. 쉽게 설명하면 타격 준비자세에서 팔 높이를 귀에서 가슴으로 내려 보다 더 빠른 공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약간 오픈 스탠스였던 다리를 스퀘어 스탠스로 조정, 바깥쪽 공략을 염두에 뒀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1년 앞두고, 미리 타격 매커닉을 확 바꿔 올해 적응하고자 하는 의도다. 실제 이정후는 대표팀의 투손 전지훈련에서 그렇게 시원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지 못했다. 안타가 나오긴 했지만,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전감각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오랜만에 임하는 고척 훈련을 두고 “설렌다”라면서 “애리조나에서 날씨가 좋지 않았다. 고척에서 훈련을 하는 게 오히려 나을 수 있다”라고 했다.
사실 대표팀은 타자들보다 투수들이 걱정이다. 대다수 타자는 페이스가 많이 올라온 상태다. 그러나 이정후에겐 이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나는 공도 제대로 못 맞힌다. 빨리 똑바로 맞힐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 (투수)형들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일까, 엄살일까.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타격 매커닉의 변화가 너무 큰 건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모험이다. 일각에선 “안 되면 원래 폼으로 돌아가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나 투손에서도 은근히 걱정하는 관계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정후의 조정능력을 감안하면 결국 적응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WBC서 부진할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볼 때 2024시즌 이후를 겨냥한 움직임이니 여전히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이정후 역시 노력 중이다. 그는 “한 번도 안 한 폼이니 당연히 안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투손에서 가장 편한 폼을 찾은 상태다. 그건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새로운 타격 폼은 WBC서 1차 시험대에 오른다. 그가 마이애미에 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빅리그 투수들을 만나려면 미국을 가야 한다. 8강서 떨어지면 미국 투수들의 공을 못 친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 해서 호주전을 승리하고, 한일전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10일 일본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다르빗슈의 동료 김하성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 최대한 정보를 줄 것이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어떤 투수가 나와도 일본전은 쉽지 않다. 어떤 투수가 나와도 이길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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