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책' 교세라돔에 쏟아진 '탄식'…ML+KBO '최고' 내야수들이 왜 이러나? [MD오사카]

[마이데일리 = 오사카(일본) 박승환 기자]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공식 평가전 첫 경기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를 발견했다. 바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다.

오지환은 6일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약 오릭스 버팔로스와 공식 평가전에 유격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공격에서는 2타수 1안타(2루타)를 기록했으나, 수비에서는 실책 2개를 포함해 불안한 모습을 내비쳤다.

한국은 당초 최정과 허경민까지 총 두 명의 3루수를 뽑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허리 부상으로 인해 허경민은 대표팀 승선을 고사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보다는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해 팀에 피해가 될 것을 우려, 고심 끝에 태극마크를 달지 않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이강철 감독은 최정을 주전 3루수, 상황에 따라 김하성에게 백업을 맡길 뜻을 드러냈고, 공식 첫 평가전부터 '플랜 B'를 테스트했다.

이강철 감독은 토미 에드먼(2루수)-김하성(3루수)-이정후(중견수)-김현수(좌익수)-박병호(1루수)-강백호(지명타자)-양의지(포수)-나성범(우익수)-오지화(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최정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탓에 김하성이 3루수로 나서게 됐다.

메이저리그 키스톤 콤비는 최정이 투입된 경기 중반부터 보게 됐지만, 오지환 또한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출신으로 KBO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에드먼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매도 미리 맞는 것이 다행인 것일까. 오지환에게서 아쉬운 수비가 쏟아져나왔다.

오지환은 이날 경기 전 수비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부터 포구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훈련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을 상황. 하지만 타구를 깔끔하게 잡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오지환은 0-1로 뒤진 2회말 1사 2루에서 아케다 료마가 친 땅볼을 더듬으며 첫 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아쉬운 모습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후속타자 야마아시 타츠야가 친 타구가 다시 한번 오지환 쪽으로 향했고, 이때 병살플레이를 노렸던 오지환이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이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교세라돔에는 순간 '탄식'이 터져 나왔다. 오지환의 연이은 실책으로 한국은 2회말에만 2점을 헌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고, 실점으로도 연결되지 않았으나 아쉬운 플레이는 또 한 번 나왔다. 오지환은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항에서 이시오카 료타의 땅볼을 깔끔하게 잡아내지 못했다. 타구가 깊었기 때문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모습인 것은 분명했다.

오지환만 불안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수비력을 보유한 김하성도 고전했다. 김하성은 0-3으로 뒤진 6회말 2사 1, 2루에서 이케다가 친 유격수 땅볼을 잡았다가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고, 이 또한 실점으로 이어졌다.

오지환과 김하성은 모두 수비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익숙한 환경에서의 이야기.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WBC 첫 맞대결 상대인 호주전까지 이제는 3일 밖에 남지 않았다.

[유격수 오지환이 6일 오전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진행된 WBC 한국대표팀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에서 2회말 두 번의 연속 실책에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 = 오사카(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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