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추신수(SSG)는 지난 설 연휴 기간에 미국 댈러스의 한인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위와 같이 말했다. 야구대표팀이 김현수(LG), 김광현(SSG), 양현종(KIA)에게 언제까지 의존할 것이냐며, 과감하게 세대교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동주(한화) 같은 유망주의 과감한 발탁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WBC 대표팀은 추신수의 말과 달리 세대교체가 됐다. 다만, 새롭게 가세한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KBO리그에선 신선한 동력이었고, 성과도 제법 냈다. 그러나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한 WBC서 확인한 그들의 경쟁력은 미미했다.
다만, 추신수의 발언을 다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건, 실제로 대표팀 기둥 노릇을 한 선수들이 10년 넘게 같은 역할을 해온 건 사실이라는 점이다. 문제의 본질은, 광현종과 김현수, 최정 등을 대신할 대표팀의 새로운 기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회가 끝나면 A급 선수들이 참가할 국제대회의 개최 시기를 알 수 없다. 프리미어12 개최 시기 자체가 미정이다. 올림픽은 2024 파리 대회에 열리지 않는다. 다음 WBC는 2027년이다. 결국 30대 중반의 대표팀 기둥들은 이번 WBC를 마지막 태극마크로 여기고 치르는 중이다.
광현종과 김현수, 최정이 대표팀에서 떠나면, 누가 대표팀 기둥을 맡을 것인가. 그럴만한 실력, 연차, 경험을 갖춘 선수가 선뜻 눈에 띄지 않는 게 현실이다. 역대 대표팀 사령탑들이 광현종을 꾸준히 뽑아온 건, 그들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리더십을 크게 평가한 측면이 컸다. 이번 대회 역시 성과가 안 나왔을 뿐, 투손 전지훈련부터 광현종의 리더십이 빛났다. 솔선수범하는 자세 역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야구, 특히 KBO리그의 뎁스가 탄탄하지 않다는 게 드러난다. 조직의 기둥도 결국 탄탄한 뎁스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후(키움)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있지만, 이정후는 내년부터 메이저리거다. WBC 외의 국제대회 출전이 쉽지 않은 신분이 된다.
여러모로 김현수와 광현종 이후 투타에서 기둥을 맡을 다음 기수가 마땅치 않다. 그만큼 대표팀에 꾸준히 뽑힐 정도로 KBO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도 드물다. 올 가을에 개최하는 APBC(23세 이하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서 장기적으로 대표팀에 꾸준히 뽑을 만한 젊은 기둥들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혹시 추신수는 이번 대회서 한국대표팀의 구성을 보고 고전할 것을 예상하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분명 한국야구를 걱정해서 내놓은 발언이었을 것이다. 아울러 박찬호가 추신수의 소신 자체는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남긴 것도 새삼 화제가 된다.
[추신수(위), 김광현(가운데), 양현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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