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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경북 포항에서 사업을 10여년 동안 해온 김모씨는 지난해 10월 경찰청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 아내 A씨 앞으로 온 통지서였다.
이상한 마음에 열어본 문서에는 ‘아내가 어떤 남성을 고소했다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사건을 종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내가 고소한 남성은 김씨도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현직 경찰관 신분임에도 자신에게 동업을 제안하고, 실제로 아내와 함께 사업을 했던 박모씨였다. 이 문서를 본 후 평온했던 김씨의 가정은 파탄에 이르게 됐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지난 10일 포항북부경찰서는 현직 경찰관인 박씨를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지난 7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가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9년 9월 김씨 부부에게 접근해 동업을 제안했다. 김씨는 더 큰 보수가 보장되는 일을 하게 되면서, 사업체는 잠시 아내 A씨에게 맡겨 놓은 상태였다.
A씨는 그해 박씨와 함께한 술자리에서 많이 취해 잠자리를 가졌고, 두 사람은 이후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박씨는 경찰 신분임에도 A씨의 사업을 함께하며 회사에서 수익을 가져갔고, 비트코인 투자 등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씨의 폭력성이 드러나는 일들이 벌어졌다.
2021년 1월 박씨는 A씨와 말다툼 중 화가 난다는 이유로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칼을 아이스박스에 내리쳐 꽂으며 욕설을 했다. 회식 자리 도중 소주병을 들고 A씨를 때릴 듯이 위협한 일도 있었다.
2022년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됐을 때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박씨는 A씨에게 ‘자녀를 해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법대로 해봐. 난 법대로 안 해. 네 자식부터 장애인 만들어준다” “아킬레스건 6㎝를 날려버리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남편 몰래 박씨를 고소했다가 보복이 두려워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소 취하서’를 김씨가 보게 된 것이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아내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박씨를 상대로 일명 ‘상간 소송’(부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A씨는 뒤늦게 박씨를 다시 고소했고, 경찰은 박씨에게 특수협박·협박 혐의가 인정된다고 봐 사건을 검찰에 넘긴 상태다.
김씨는 “박씨가 죄책감을 가진다면 그냥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었다”며 “지금도 여전히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하고 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그 경찰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가족들과 잘 살겠지만 우리는 자산도 날리고 이혼도 하게 됐다”고 했다.
경찰은 진정서를 접수받아 박씨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 고소도 함께 들어온 경우 일단 수사 결과가 나와야 감찰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며 “결과가 나온 뒤 여러 정보를 종합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박씨의 연락처와 근무처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한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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