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 투수 로스터를 보면, 김광현(SSG), 양현종,이의리(이상 KIA) 김윤식,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고영표, 소형준(이상 KT), 구창모, 이용찬(이상 NC), 원태인(삼성), 김원중, 박세웅(이상 롯데),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이다.
여기서 전문 불펜은 고우석, 정우영, 이용찬, 김원중, 정철원 등 5명이다. 투수가 15명인데 선발투수만 10명이다. 물론 WBC는 투구수 제한이 엄격히 적용되는 대회다. 1라운드의 경우 한 경기서 65구를 넘길 수 없다. 이래저래 선발과 불펜의 엄격한 보직 적용이 무의미하다.
여기에 복잡한 휴식규정, 그리고 한 투수가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점(이닝이 중도에 끝나면 교체 가능) 등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은 대회다. 이강철 감독도 투손 전지훈련 당시 이 부분을 상당히 우려했다.
결국 불펜 투수의 원 포인트 기용이 어렵고, 언제 어떤 상황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투수가 많은 게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전문 불펜이 5명밖에 안 되는 게 다소 아쉽다. 물론 이번 대회서 투수들의 집단 난조는 컨디션 관리 실패, 대회 시기의 특수성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한 건 맞다. 전문 불펜이 더 들어와도 경기력은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언제든 호출 받으면 마운드에 나가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특히 5명의 전문불펜 중 왼손투수는 1명도 없다. 결과론이지만, 일본의 경우 주력타자는 좌타자다. 경기 중반 왼손 선발투수보다 갑자기 호출돼 마운드에 오르는 게 익숙한 왼손 전문 불펜을 기용했다면 어땠을까.
아무래도 불펜투수는 긴박한 상황서 몸도 잘 풀리는 편이다. 선발투수가 경기 도중에 투입되는 건 어색하기도 하고, 몸이 빨리 안 풀려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구단 스프링캠프 당시 우려했던 부분이다.
정철원이 3경기서 평균자책점 6.75, 김원중이 3경기서 평균자책점 10.80이다. 정우영은 1경기만 투입됐고, 이용찬만 2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다. 그런 이용찬도 체코전서 와일드피치를 하는 등 아주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선보인 김재웅(키움) 등 전문 왼손 불펜이 있었다고 해도 결과는 알 수 없다. 다만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또한, 좌우를 떠나 경기후반을 지킬 전문 불펜 요원들이 좀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호주전에 초점을 맞춰 확실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춘 투수를 우선 선발한 기준이, 결과적으로 들어맞지 않았다. 어러모로 필승계투조 구성이 확실하지 않아 보인다. 이럴수록 건강한 고우석이 아쉽기만 하다.
[위에서부터 고우석, 김원중, 정철원.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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