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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며칠만에 ‘암호 시계’의 코드가 해제됐다. 비밀이 풀린 것이다. 영국 언론은 최근 일제히 ‘원정 라커룸에 아스널 대형 시계가 있는 놀라운 이유 공개’라고 보도했다.
사연은 이렇다. 아스널은 지난 12일 열린 풀럼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아스널은 2위 맨체스터 시티를 5점차로 따돌리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아스널 진첸코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인데 미켈 아르테타 감독 등 전 선수들이 탈의실에 모여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을 수는 있는데 선수들이 큼지막한 벽시계를 하나 들고 찍었다. 팬들은 저 시계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그 궁금증이 이번 기사로 풀린 것이다.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두명의 코치가 들고 있는 이 벽시계는 풀럼 라커룸에 있던 것이 아니라 아스널 홈구장에 있던 것을 가져왔다고 한다.
팬들에게 익숙한 모양의 시계였는데 다름아닌 아스널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끝에 우뚝 솟은 거대한 시계의 작은 복제품이라고 한다.
이 시계는 2010년 아스널의 홈구장에 설치되었다. 원래는 이전 구장이었던 하이버리에 있었던 상징이기도 했다.
아스널 선수들이 이 복제 시계를 들고 간 이유는 명확하다. 우승을 위해서다. 아스널은 올시즌 우승에 근접하고 있다. 승점 66점으로 2위 맨체스터 시티보다 5점 앞서 있다. 2004년 이후 19년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선수들에게 원정 라커룸도 친숙한 홈 구장 탈의실처럼 보이기 위해서란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심리적 전략의 일환으로 시계를 원정 경기에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스널은 원정 탈의실을 덜 낯설고 선수들에게 더 편안하게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이 같은 노력은 경기력을 향상시켜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우승과도 직결된다.
원정 탈의실의 홈 구장 탈의실로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부분은 시계 뿐 아니다. 클럽의 벽에다 아스널의 배지와 스티커, 공식 선수단 사진 등 다양한 소품을 들고 다닌다고 한다.
이 심리적인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의 분석이다. 원정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올 시즌 열린 14번의 원정 경기에서 11번 승리했다. 2위 맨시티보다 승점을 7점 더 얻었다고 한다. 지금 승점 6점차이인데 결국 원정 경기의 성적이 1위를 질주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는 점이다.
아스널은 앞으로 이같은 전략을 계속 이어갈 작정이다. 4월에 2위 맨시티를 비롯해서 리버플, 웨스트 햄, 노팅엄 포레스트 등과의 원정 경기가 줄지어 잇기 때문이다.
[아스널 원정 단체 사진. 홈구장인 하이버리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걸린 시계. 사진=진첸코 소셜미디어,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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