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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미지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빚을 내 주식·가상자산에 투자하다 실패해 채무조정을 받은 MZ세대(20·30세대) 규모가 5년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본시장 투자 유행이 일어나기 전인 2018년과 비교해 투자·재테크 실패를 이유로 빚 탕감을 신청한 20·30대가 8배 이상 급증했다.
채무조정은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된 젊은이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지만 ‘일확천금’을 노리고 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빚을 사회가 대신 갚아주는 게 공정하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5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채무조정 현황’ 자료를 인용한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20·30 세대 채무조정 확정자 수는 2018년 3만4859명에서 지난해 4만2948명으로 23.2% 증가했다. 20대의 채무조정 확정 건수가 46.7% 증가하며 60대 미만 세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채무조정 신청자들이 빚을 내게 된 사유 가운데 ‘재테크(빚투) 시도’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20대의 채무조정 신청 사유 가운데 재테크 시도는 9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243건으로 14배 가까이 급증했다. 30대의 경우도 313건에서 2139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20·30대를 합치면 8배 정도 증가 폭으로, 40대 이상 장년층을 아득히 앞지르는 수치다.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게 된 이유를 뜻하는 ‘연체 발생 사유’의 이유로 ‘주식 등 투자실패’를 꼽은 이들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는 20, 30대가 각각 96건, 370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062건, 1919건으로 상승했다.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해 빚을 냈다가 투자에 실패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빚을 떠안게 된 청년층이 나날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2020년 무렵부터 주식, 코인, 집값 등이 가파르게 폭등하자 박탈감을 느낀 청년층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빚투’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신복위가 진행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더 이상 빚을 갚을 능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차주의 대출 원금과 이자를 깎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그램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원금의 최대 70%, 이자·연체이자의 최대 100%까지 탕감 가능하다. 청년들이 신용불량의 늪에 빠져 취약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조기에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빚투 탕감’ 사례가 급증하자 개인 투자자가 책임져야 할 빚을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코인에 투자해 수익이 났을 경우 ‘한 탕’을 챙길 수 있지만 손실이 나면 사회와 채무자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부담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빚 폭탄’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보통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한다”면서 “지난해 가파른 금리상승의 여파가 올해 나타나면서 채무조정 신청이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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