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극" 장항준 감독→박하선·이은지 합쳐보니 '듣고, 보니, 그럴싸' [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듣고, 보니, 그럴싸'가 그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포맷을 선보인다.

15일 오후 종합편성채널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장항준 감독, 서현철, 박하선, 이은지, 문상훈, 김보민(쓰복만), 김규형 PD가 참석했다.

'듣고, 보니, 그럴싸'는 장항준 감독과 배우들이 라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때 그 사건,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신개념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를 연출한 김규형 PD가 JTBC 이적한 후 처음 선보이는 예능이다. 김 PD는 "장항준 감독과 출연진들의 재능과 노력 덕분에 재밌게 촬영하고 편집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기획 의도에 대해 "장르 간의 결합, 드라마와 예능의 결합, 교양과 예능의 결합을 많이 생각한다. 스토리텔링형 프로그램을 생각하다가 젊은 분들에게 인기있는 오디오를 차용하면 새로운 포맷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출연자 분들의 재능이 잘 버무러져서 드라마 장르의 몰입감, 예능의 텐션, 논픽션이 갖고 있는 교양적인 메시지를 잘 섞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 같다"고 전했다.

"신이 내린 꿀팔자, 윤종신이 임보하고 김은희가 입양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장항준 감독은 "영화나 드라마의 최근 연기 경향은 리얼리티다. 발성도 연극처럼 하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 라디오 극장은 순수하게 오디오만 존재한다. 평상시 매체연기보다 과장되고, 상황에 몰입시킬 수 있게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해야 하는 점이 달랐다. 순전히 소리로만 보여야 하니, 배경이나 음악 등 다른 걸 머릿속으로 그려서 해야 하기 때문에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영화·드라마 연출과 라디오 드라마 연출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제 작품 같지 않아서 편하다. 제가 책임지는 연출작도 아니다. 그냥 돈 주면 가서 앉아있고 대본을 미리 본다"고 농담을 하면서 "저와 함께하겠다고 오신 연기자분들이 '이걸 하길 진짜 잘했구나'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들의 출연 계기도 들어봤다. 서현철은 "라디오 극장이라는 콘셉트에 끌렸다. 이미 만들어진 공간에서는 상상력이 한정적인데, 상황을 귀로만 듣다보면 듣는 사람의 상상력이 더해져 몰입하고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한번쯤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박하선은 "장항준 감독님을 2009년부터 알게 됐다.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분이다. 장항준 감독님이 하시는 프로그램이라고 하길래 아무것도 없는데도 하겠다 했다. 또 라디오 드라마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면서 "감독님만 믿고 왔는데 책임을 안 지신다고 한다. 책임져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지는 "프로그램도 끌렸지만, 멤버들이 끌리더라. 즐겨보는 유튜버들도 계시고, 하선 배우님과 현철 배우님은 팬심으로 지켜봤다. 김은희 작가님을 너무 좋아해서 언젠가 연이라도 닿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하게 됐다. 성덕의 삶을 사는 것 같다. 너무 영광이고, 멤버들간의 케미 때문에 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문상훈은 "어릴 때부터 라디오를 좋아했다. 스토리가 담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무대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어서 참여하겠다 했다"고 말했다.

김보민은 "기획안을 받아보고 라디오 극장이라는 것에 끌렸다. 다른 것 안 여쭤보고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정도로 욕심이 났다. 현장에서 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다는 거에 대한 흥미도 있었고, 라디오 극장이 성우라는 직업에게 특화된 부분이라 욕심이 나더라. 재밌게 즐기면서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장항준 감독은 배우 캐스팅과 관련해 "제작진들과 함께 어떤 분들이 좋을까 몇몇 분들을 언급했다. 하선 씨는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서 간을 본다고 해야할까. 뭐라도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서현철 배우님은 워낙 연극 무대 경험이 많으시다. 무대에서 순간적인 몰입도가 좋으신데 흔쾌히 해주신다 해서 감사했다"며 "이은지 씨도 개그우먼이지만 무대에서 연기를 하시는 분이다. 에너지가 좋았다. 우리 딸이 저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저도 이은지 씨한테 좋은 기운을 받고, 대중들은 이은지 씨의 모르는 매력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이은지를 좋게 바라봤다.

또 "문상훈 씨는 연기를 해보신 적이 없는데 히트작이 'D.P.'라는 드라마다. 'D.P.'에서의 신 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쓰복만 씨는 성우인데 상황 설정들을 잘하더라. 쓰복만 씨가 여기 안계셨으면 원활하게 안 돌아갔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후 김 PD는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라디오극장이라는 형식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한다. 거기에서부터 파생되는 여러 가지 효과가 크게 작용될 것"이라며 "드라마 대본의 형태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까, 3인칭 지점보다 1인칭으로 구현되는 형태가 몰입감이 있다. 출연자 전원이 캐릭터가 돼 연기를 한다. 배경음과 효과음을 넣어주는 폴리아티스트가 계신다. 스튜디오 안에서 출연자들이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그게 유쾌하기도 하고 색다르더라. 기대 이상으로 잘 살았다. 눈여겨 봐주시면 새로운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 포인트를 짚었다.

라디오 드라마는 처음인 배우 서현철, 박하선은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언급했다. 서현철은 "TV드라마는 대사를 다 외우고 상대역의 얼굴을 보면서 카메라의 위치도 의식하고 연기에 대한 평가받는 듯한 느낌으로 한다. 라디오 드라마는 눈은 대본에 있지만 오직 신경 쓸 건 인물이 전하고자 하는 절실함이다. 업된 에너지로 속도감 있게 전달에 많은 신경을 썼다"라고 했다.

장항준 감독은 "배우 분들이 대본을 받은지 얼마 안있다가 무대에 올라가 급작스럽게 연기를 한다. 날것의 극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박하선은 "배우들이 하는 리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과장하고 열심히 하든지 아예 드라이하게 하는 게 있다. 일반적으로 읽는 것보다 더 강하게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은지는 "요즘 '볼 게 너무 많아서 볼 게 없다.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오늘 저녁 저희 걸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본방사수를 당부했다.

[사진 = JTBC 제공]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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