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2년차 내야수 김도영은 신인이던 지난해 시범경기서 타격왕(0.432)과 최다안타왕(19안타)을 동시에 차지했다. 물론 공식적인 타이틀은 아니었지만, ‘슈퍼루키’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2022년 3월이었다.
그러나 김도영은 2022시즌 막판 인터뷰서 “그땐 선배들이 그냥 치라고 준 것이었다”라고 했다. 15일 시범경기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서도 “지금 치는 건 의미 없다. 지금 견뎌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 감을 유지하고 싶다”라고 했다.
물론 그는 “올 시즌에는 타석에서 느낌이 달라졌다. 올 시즌은 다른 것 같다. 괜찮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이번 캠프에 만족한다.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 올해 잘 해야 하고, 빨리 시즌에 들어가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김도영의 진심은 ‘촌놈 마라톤’에 대한 거부다.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는 어차피 투수도, 타자도 100% 실력과 컨디션이 아닌 채 치르는, 말 그대로 연습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주전이 확실치 않은 김도영이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감각을 이어온 건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러나 김도영은 4월1일부터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일관성. 야구선수에게 참 어려운 얘기다. 알지만 지키기 쉽지 않다. 그래도 해내야 한다. 보여줘야 한다. 현 시점에선 리드오프 겸 3루수로 개막전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지만, 김도영은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포지션 경쟁자 류지혁과 변우혁이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그래서 김도영은 선배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 류지혁이나 박찬호, 김선빈 등 내야수 선배들은 김도영의 또 다른 ‘야구 선생님’이다. 그는 “경쟁자이고, 라이벌이라고 하는데 라이벌이 가르쳐 주는 게 멋있지 않나. 지혁 선배님, 선빈 선배님 등 형들이 항상 가르쳐줘 감사하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원정 룸 메이트는 베테랑 김선빈이다. 캐치볼 파트너이기도 하다. 김도영은 “캐치볼 할 때부터 ‘오늘은 어땠다’라고 말해준다. 그런 말 한 마디가 굉장히 도움이 된다, 작년 후반기부터 확실히 적응했다”라고 했다.
작년에 실패했던 ‘김도영 리드오프 프로젝트’는 올해 성공할 수 있을까. 작년의 실패라는 확실한 거름이 있다. 그리고 선배들, 코치들의 도움을 받으며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한다. 미진했던 3루 수비에 대해서도 “박기남 코치님의 조언을 받아 타구를 잡기 전 스텝과 스타트에 대해 연습을 많이 했다. 송구도 좀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도영도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11일 APBC에 대한 꿈이 당연히 있다. 그러나 “가면 좋겠지만, 일단 팀에서 입지를 다지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고 생각한다. 1번 타자는 고교 시절부터 편했다. 1번 타자로 성공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풀타임 리드오프와 3루수로 자리매김하면, 올 시즌 KIA의 공수주는 엄청난 시너지가 기대된다. 시범경기 타율 0.417에 2홈런. ‘3월의 남자’라는 말이 야구선수에게 꼭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김도영은 기대된다.
[김도영. 사진 = 고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