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정규시즌 개막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고심이 깊어진다. 선발과 불펜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맡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롯데는 25~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홈 맞대결에서 1-5, 1-4로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KBO리그는 오는 4월 1일 본격 기지개를 켜고 144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6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남은 시범경기는 단 2경기. 날짜로는 단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각 팀의 수장들은 겨우내 갈고닦은 선수들의 기량 확인을 마치고 본격 개막 엔트리 구상을 해야 할 단계다.
시즌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롯데의 '허리'가 심상치 않다. 즉 선발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본격 불펜 투수들에게 바통을 넘겨줄 '가교' 역할을 할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25일에는 선발 한현희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최준용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최준용은 ⅔이닝 동안 3피안타(2피홈런)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한차례 실패를 경험한 서튼 감독은 26일 경기에는 또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안겼다. 이번에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 이민석.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⅓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부진했으나, 시범경기 전체 성적은 3경기(3⅔이닝) 평균자책점 2.45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민석도 가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다. 1-1로 맞선 6회초 댄 스트레일리가 내려간 뒤 마운드에 오른 이민석은 선두타자 문현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제구에 애를 먹더니 채은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는데 성공했지만, 다시 고전하기 시작했다.
이민석은 1사 3루에서 김태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고, 후속타자 이명기와 승부에서도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며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이민석은 이명기와 승부에서 1루 주자를 크게 의식하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보다는 승부를 두려워하는 모습이 짙게 나타났다.
이민석 카드가 실패한 롯데는 좌타자 김인환을 잡아내기 위해 '원포인트' 이태연을 투입했다. 이태연은 시범경기 6경기에 5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 하지만 이태연 또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자멸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는 지난해 55경기에서 4승 4패 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71로 활약한 김도규를 투입했다. 그러나 믿었던 김도규도 아쉬움을 남겼다.
김도규는 1-3으로 뒤진 6회초 1사 만루에서 첫 타자 최재훈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후속타자 오선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대량 실점 위기에서의 등판이었지만, 밀어내기 볼넷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김도규는 오선진을 내보낸 후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결국 롯데는 이틀 연속 6회에 대량 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내주게 됐다.
서튼 감독은 26일 경기에 앞서 "불펜 투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고, 그에 따라 생각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가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들에게 임무를 부여했으나 연이틀 이를 제대로 수행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불펜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사령탑의 고민이 깊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 김도규, 이민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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