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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김종국이 강박 증상과 삶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밝혔다.
16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이상민과 김종국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양재웅 형제를 만나 상담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양재진과 양재웅은 김종국이 미리 그려온 자화상을 살펴봤다. 그림을 보자마자 양재진은 "여기 쓰여있다. 강박! 강박! 강박!"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재웅은 "펜을 계속 칠했다. 이게 기본적으로 완벽주의와 강박적 성격이 강한 분들이 한 선으로 쭉 못 그리고 계속 덧칠을 한다"며 "기본적으로 다 대칭이다. 대칭에 대한 강박이 다 느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만 그리셨다. 종이 한가운데를 머리만으로 채우셨는데 지적인 욕구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 않은가 싶다"며 "머리숱이 굉장히 많다. 다 펜으로 칠했는데 이건 또 성적인 욕구 같은 것도…"라고 말해 김종국을 당황케 했다.
양재진은 "강박적 성격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오해받거나 의심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국은 "맞다. 오해받으면 미친다. 유튜브에서 누가 한 번 약물이라고 해서 홀딱 벗고 검사를 받았다. 미친다"며 인정했다.
이어 양재진이 강박증에 대해 설명하자 김종국은 저장에 대한 강박, 정리정돈에 대한 강박이 있음을 털어놨다. 양재진은 "강박에 대한 테마가 2~3개 정도 있는 분이 통제에 대한 욕구가 있다"며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이 내 주변환경이나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양재진은 "'상식적으로, 인간적으로, 사람이라면 말이야'라는 이야기를 되게 자주 한다. 두 번째가 이분들은 하루 일정이 딱 자여 있다. 이걸 내 맘대로 바꾸는 건 괜찮지만 다른 상황, 사람 때문에 엉크러 지면 욱하고 엉크러 진다"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 번째가 이분들 좋게 말하면 정의의 사도인데 나쁘게 말하면 싸움닭이다. 이분들은 뭔가 정의롭지 못한걸 못 넘어가고 내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걸 못 견딘다"며 "사회적 법규와 예의를 되게 중요하게 여긴다. 나만 잘 지키면 되는데 남들이 안 지키는 꼴도 보고 넘어가지 못한다"라고 말해 김종국의 공감을 샀다.
이러한 강박증이나 강박적 성격은 유전 성향이 강하고 유야기 때 키워진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김종국은 "아버지의 그런 성격이 너무 싫었다. 지긋지긋했다"며 "어머니가 고생하는걸 너무 많이 보니까 '나는 안 그래야지'라고 생각했다. 연애를 할 때 나는 과할 정도로 잘해주는 편. 그것도 강박인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양재진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동심원 형태로 관계가 퍼져나간다. 그런데 이런 강박적인 사람들은 영역이 하나다.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서 이게 강해진다"며 "여자친구는 경계선에 있어서 관대했지 내 부인, 아이가 생기는 순간 내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성향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김종국은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 만약 애가 생기면 걔는 죽었다"며 "그런데 아내는 아닐 것 같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너무 고생한걸 많이 봐서. 노력을 할 것 같다. 안 그러려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는 좋은 남편, 남자가 아니었다. 늘 바르고 도덕적이었고 항상 요만큼의 티끌 하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이가 들어보니까 너무나도 남자로는 별로였다"며 "그래서는 어머니한테 더 동정이 많이 가고 내가 더 효도를 더 해서 아버지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자 양재진은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김종국 씨 머릿속에서 아버지는 100% 악, 엄마는 100% 선이다. 그런데 사람이 그럴 수 없다"라며 "부모님은 나한테 부보지만 둘은 부부다. 부부문제는 둘이 알아서 하는 거다. 김종국 씨가 특히 어머님이랑 너무 많이 가까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야기가 계속되던 중 김종국은 "진짜 궁금한 게 있다. 스스로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는 되게 물욕이 없다. 내가 얼마 버는지에 대한 개념도 없고 그냥 번다. 언젠가 모를 미래의 아내나 자식에게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산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 '나는 뭘 위해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 적 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하루하루 살까. 원하는 게 없는데' 싶더라"며 "당장이라도 모든 걸 그만두고 미국 가서 헬스장 차리고 살고 싶은데. 그런데 나는 이걸 못 놓는다. 계속 일해야 한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자 양재진은 "김종국 씨 같은 성격이 놀면 죄책감을 느낀다. 조금만 쉬면 '이래도 되나, 이렇게 쉬어도 되나' 한다. 계획적으로 규칙적으로 쉬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나 목적을 찾아야 한다. 부인이나 아내를 위해서 산다면 '나는 뭐야'가 돌아올 수밖에 없다"라고 조언했다.
[사진 =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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