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5세 대투수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사실, 최근 1~2년 사이 KIA 대투수 양현종(35)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에 걱정이 스며든 건 사실이다. 성적이 S급과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29경기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를 찍은 뒤 완만한 내림세였다.
2020년 31경기서 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 2022년 30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였다. 냉정하게 보면 2021년 미국 도전은 실패였다. 작년만 해도, 전반기와 후반기에 차이가 있었다. 전반기 18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2.97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12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5.19였다. 전반기 피안타율이 0.231이었으나 후반기 피안타율은 0.284로 치솟았다.
투구의 일관성, 구위 측면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이 있었다. 물론 누적기록에선 KT 이강철 감독을 수 차례 넘어서며 건재를 과시했다. 매년 10승, 170이닝 이상 건강하게 책임지니, 대투수는 대투수다. 그러나 지난 3월 WBC서도 흔들리면서 우려가 증폭됐다.
그런 양현종은 KIA로 돌아오자마자 우려를 불식하며 조금씩 페이스를 올린다. 시범경기 2경기서 7⅓이닝 6피안타 9탈삼진 2볼넷 3실점,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을 4선발로 했지만, 지난 2경기 내용은 1선발이었다.
6일 수원 KT전에 나섰으나 노 게임 처리되면서 11일 광주 한화전서 첫 등판을 가졌다.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쾌투했다. 16일 고척 키움전서는 7이닝 3피안타 9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더 잘 던졌다.
패스트볼은 주로 140km대 초반에서 형성됐다. 144km를 거의 넘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2회 박주홍을 헛스윙 삼진을 잡을 때 147km까지 나왔다.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며 최근 뜨겁던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KIA 타선이 시즌 초반 워낙 안 터지는 탓에 두 경기 모두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2경기서 14개의 탈삼진에 평균자책점은 1.93이다. 피안타율 0.204에 WHIP 1.00. 사사구는 5개다. 표본이 적지만, 일단 올 시즌 첫 두경기만 보면 전성기와 큰 차이가 없는, 압권의 투구였다.
양현종은 4년 103억원 FA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10년 연속 10승의 KT 이강철 감독, 통산 159승으로 210승의 송진우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10승은 이 계약의 마지막 2025시즌까지 계속 하면 이 감독을 넘어선다. 다승의 경우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161승)에게 2승 차라 다가갔다. 송진우에 이어 통산 2호 200승도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비록 첫 2경기서 잘 던지고도 승수쌓기에 실패했지만,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승운이 없던 시즌에도 양현종의 꾸준함은 최소 10승을 보장해왔다. 올해는 지난 2~3년간의 주춤함을 완전히 털어내고 건재를 과시하는 시즌이 될 수 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하겠지만, 출발은 확실히 좋다. 늘 그랬듯 부상이 최대의 적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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