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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한 데 대해 법조계에선 “비슷한 구조였던 노웅래 의원 사건과 이 대표의 대응이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를 위해서 송영길 전 대표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린다”면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노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검찰이 강제 수사에 돌입한 ‘돈봉투 의혹’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던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구조가 비슷하다.
우선 두 사건 모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부터 촉발된 사건이다. 이정근씨는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각종 사업 청탁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최근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씨에게 돈을 건넨 박씨가 노 의원에게도 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 ‘돈봉투 의혹’ 역시 검찰이 압수한 이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통화 녹음을 기반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핵심 증거인 ‘녹취 파일’이 있다는 점도 같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노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파일이 있다”면서 “해당 파일에는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며 ‘저번에 줬는데 뭘 또 주나’, ‘저번에 그거 잘 쓰고 있다’고 말하는 노 의원 목소리가 녹음돼 있다”고 했다.
돈봉투 의혹에서도 윤관석 의원이 이정근씨와 통화에서 의원 실명을 거론하면서 “얘들이 ‘형님,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그래 가지고 거기서 세 개를 뺏겼다” “오늘 빨리 (돈을 줘). 그래야지 회관 돌아다니면서 만나서 처리하거든” 등의 말을 한 것이 담겼다.
이 대표가 구조가 비슷한 두 사건 중 유독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만 사과한 데 대해 법조계에선 뒷말이 나왔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엔 검찰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선 노 의원 수사도 ‘정치 수사’라고 몰아붙일 필요가 있었다”면서 “당시 이 대표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자신에 대한 수사를 의식해서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다른 법조인은 “개인의 비위로 해석할 수 있었던 노 의원 사건과 달리 이번 의혹은 당 전반으로 번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사과한 것 같다”고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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