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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금을 마련하고 전달한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으로부터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강 회장은 ‘대전 지역 사업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핵심 공여자 중 한 명인 강 회장이 현금 살포 의혹을 인정함에 따라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민주당 의원 10~20명에 대해서도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핵심 공여자' 혐의 인정…수사 속도낼 듯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지난 16일 강 회장을 소환해 불법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출처, 돈을 전달한 명단 등을 집중 추궁했다.
강 회장은 2021년 3~4월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조직 담당으로 활동하며 캠프 관계자들에게 현금을 돌릴 것을 계획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강 회장이 송영길 캠프에 전달된 현금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강 회장은 “대전 지역 사업가들에게서 돈을 조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강 회장과 함께 돈봉투를 만들어 전달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조사에서도 비슷한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이 확보한 강 회장과 이 전 부총장 간의 통화녹음에는 두 사람이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금품 살포를 공모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 파일에는 이 전 부총장이 강 회장에게 “송영길 대표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묻더라”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 조사에서 송 전 대표와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는 진술도 받았다.
검찰은 이런 녹취 내용과 진술로 미뤄볼 때 송 전 대표가 불법 정치 자금 조성을 보고받아 알고 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강래구, 수자원공사 납품 대가로 금품 받은 정황도
민주당 대전 동구 지역위원장 출신인 강 회장은 19대~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2019년 12월부터 대전에 본사를 둔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강 회장이 상임감사 지위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10억원대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업가 박모씨가 이정근 전 부총장뿐 아니라 강래구 회장에게도 수백만원을 줬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 전 부총장은 2020년 하반기 수력발전업체 영업 업무를 맡은 박씨에게 강 회장을 소개했다고 한다. 검찰은 강 회장이 감사 지위를 앞세워 해당 업체 납품사 선정을 도와주겠다며 돈을 받았는지 수사 중이다.
■ 통화녹음에 “홍(영표) 쪽에서 의원들한테 뿌리니까"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막판까지 송영길 후보와 홍영표 후보의 접전이 이어지자, 수도권과 호남 등의 지지세를 얻으려고 현금이 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통화녹음에는 송 전 대표의 경쟁 상대였던 홍영표 의원 캠프도 동료 의원들에게 현금을 뿌렸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 회장이 이 전 부총장에게 “지금 홍(영표) 쪽에서 의원들한테 뿌리니까”라며 “고민을 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돈이 최고 쉬운 건데”라고 말한 대목이다.
해당 발언에 따르면 송영길 캠프뿐 아니라 전당대회 전반에 불법 자금이 동원된 정황이다. 다만 검찰은 현 시점에서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수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녹음에 나온 내용만으로는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자금 공여자나 캠프 내부 관계자 진술이 뒷받침돼야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돈봉투 의혹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당사에 ‘돈봉투 제보센터’를 설치해 제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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