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이병헌 감독은 ‘드림’을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영화라고 말했다. 과연 그렇다. 사회에서 소외된 노숙자들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해 최선을 다해 뛰는 이야기는 실화 그 자체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 여기에 톱스타 박서준, 아이유가 가세해 ‘말맛 코미디’까지 즐길 수 있다.
이병헌 감독은 2010년 TV다큐를 통해 우연히 브라질 홈리스 월드컵을 봤다. 그런 대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너무 몰라서 미안했다. 그 경기 내용을 영화에 똑같이 담아 내고자 노력했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대중영화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하는 분들의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IMF때 쓰러지고, 빚보증 잘못 섰다가 쫓기고, 공사장에서 사고 당하는 등의 사연이 많더라고요. 실제 홈리스 월드컵에 다녀오시는 분들은 자활의지가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아이유(다큐PD 소민 역)와 박서준(축구선수 출신 홍대 역) 캐스팅은 영화에 날개를 달아줬다. 초기 시나리오에선 소민이 홍대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였다.
그는 “아이유는 자기 할 일을 너무 잘했다. 그러다보니 일적인 측면에서 대화할게 없었다. 기분 좋은 거리감이 있었다. 연기를 너무 똑똑하게 잘했다. ‘난 현장에서 뭘하지’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두 배우에게 빠른 대사처리를 요구했다. 아이유는 2.5배, 박서준은 1.5배의 속도감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소민이 평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 30대 초반이었는데, 당시에도 학자금 대출이 남아 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다. 중심인물은 홈리스 팀원들이지만, 재미있는 요소가 있어야겠다는 판단에 소민과 홍대 캐릭터를 만들었다. 조연을 위해 만들어진 주연인 셈이다.
“돌이켜보면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죠. 저는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이야기에 끌려요. 저도 그렇게 살았거든요. 영화계 근처에도 안가봤지만, 지금 감독을 하고 있잖아요. 부모님은 ‘저러다 말겠지’ 라고 생각하셨죠. 저도 드라마틱하게 살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오는 쾌감이 있어요.”
‘드림’은 코로나 여파로 1년 반 이상 제작이 중단됐다. 예산에 맞추다보니 헝가리 로케이션을 다 못 찍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막막했다. 시간이 빠듯했다. 그냥 ‘가만히 있기’를 선택했다. 컷을 외치고 수정을 했다간 시간이 흘러 촬영을 다 못할 것 같았다. “죽을 때도 생각날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의욕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말맛 코미디’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피가 나오지 않는 누아르 장르와 판타지 영화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극한직업2’ 이야기도 들려줬다.
“리메이크 판권이 미국에 있어요. 미국 버전이 일단 제작된 이후에 ‘극한직업2’를 생각해봐야죠.”
한편‘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 그린 영화다.
4월 26일 개봉.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