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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연루된 인물들이 지금은 입장을 달리하지만 최근까지 서로의 회사와 협회 등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얽히고 설킨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사태는 이들 사이의 네 탓 공방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주가 폭락 사태는 지난 24일 SG증권을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집중되면서 총 8개 종목의 주가가 동시에 하한가를 찍은 사건이다.
장기간 우상향하던 대성홀딩스·선광·서울가스·삼천리·세방·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다우데이타 등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30% 가까이 폭락했는데, 이들 종목의 낙폭이 29.92~29.99%로 일률적이어서 주가조작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28일 기준)이 사건 발생 직전(21일) 대비 약 7조 8493억원(64.4%) 증발하는 등 시장에 미친 영향도 컸지만,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 건 가수 임창정씨와 박혜경씨,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 등 유명 연예인과 기업인들이 피해를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사건 관계인들의 회사 등기부등본 등을 보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들이 이사로 등장하는 등 이들의 주장만으로 피해자와 공범를 경계짓기 어려운 형국이다.
■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인물 관계도는
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의 주범으로는 라덕연(42) H투자자문사 전 대표, 전직 프로골퍼로 영업총책 역할을 했다는 안모(33)씨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골프 레슨을 하며 연예인, 의사, 기업인들을 모집했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S골프연습장은 ㈜S골프가 운영하는 곳으로 안씨가 대표이사, 라씨가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다. ㈜S골프의 또다른 사내이사인 변모(40)씨는 H투자자문사의 현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등 H사와 ㈜S골프의 인적 구성은 서로 겹친다.
이들의 이름은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가수 임창정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임원 명단에도 등장한다. 임씨의 돈 30억원을 맡아 관리했다는 라씨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라씨 회사의 현 대표이사로 있는 변씨와 ㈜S골프 대표인 안씨가 나란히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임씨 측은 이에 대해 “라씨가 갑자기 투자를 하겠다고 제안해왔는데 라씨가 C케이블방송국을 소유하고 있고 그 C사의 대표가 안씨, C사의 제작사 대표가 변씨다 보니 (투자자 측 자격으로) 사내이사로 온 것일 것”이라며 “다만 사내이사로 등재된 곳은 연예기획사가 아닌 별도 법인인 것으로 안다”라고 해명했다.
임씨 측은 지난해 12월 라씨가 주최한 ‘1조 파티’에 참석한 데 대해서도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했던 것이지 주최 측의 일원으로 참석했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라덕연, 이중명 전 회장 협회·학원에도 이름
아들을 통해 “(해당 사건으로) 그동안 모았던 자산을 모두 잃고 두문불출하며 울고 있다”고 밝힌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이 재직중인 재단과 협회에는 라 전 대표의 이름이 직접 등장한다.
이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학교법인 해성학원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라씨는 지난해 4월20일 이사로 등기됐다. 라씨는 이 전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한 의료 관련 협회 홈페이지에도 이사로 나와 있었다. 다만 현재 해당 협회 홈페이지상 명단에 라씨의 이름은 삭제된 상태다.
또 (주)S골프의 소재지가 개그맨 노홍철씨 소유의 건물로 나타나면서 한때 노씨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노씨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노씨가 투자 제의를 받은 것은 맞지만 거절했다”며 “이번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 주가조작·다른 투자자 유인 여부 초점
H사는 투자자들의 신분증을 받아 개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개설하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투자금을 이용해 주식을 대리 매매하는 방식을 썼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범죄자, 가해자, 피해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이들이 주가조작단임을 알고 돈을 조달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또 다른 투자자들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했는지도 향후 수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주가 폭락 사태 직전인 17일과 20일 각각 지분을 정리해 시세차익을 실현한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한 의혹도 불거져 있는 상태다.
다만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 28일 “공교롭게도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은 (김 회장이) 그 전부터 팔려고 했다”며 “키움증권이 조그만 증권사가 아니고 4조 원짜리 대형사에다가 초대형 IB(투자은행)도 신청하려고 하는 데 (주가 조작 연루는)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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