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김서현은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 5-2로 앞선 9회 구원등판했다.
그동안 세이브나 홀드 상황이 아닌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는 상황에서만 등판했던 김서현이었기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결국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156km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손에서 공이 빠지며 옆구리를 맞췄다. 오태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대주자와 교체됐다.
김서현은 안절부절 어찌할지 몰라 하며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오태곤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공손히 사과했다. 하지만 오태곤은 김서현의 사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김서현은 기다렸다가 다시 한번 더 오태곤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 뒤늦게 김서현을 본 오태곤은 괜찮다며 후배의 사과를 받아준 뒤 교체됐다.
하지만 사구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조형우 타석 때는 폭투로 무사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자 최재훈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 김서현을 다독였고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후 평정심을 되찾은 김서현은 최고구속 158km의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SSG 타선을 잠재웠다.
김서현이 선배들에게 이렇게까지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지난겨울 스프링캠프 때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내용이 공개되며 곤욕 치른 적이 있다. 코치의 훈련 방식에 대해 불만과 팬들에 대한 불만이었다. 아무리 비공개 계정이라도 프로 선수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잘못한 통감 하고 반성한다며 눈물의 사과를 했다.
이 사건 이후 김서현은 "성숙해지자", "반성하자",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챙길 것!"이라는 문구를 모자에 적었고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프로 첫 세이브를 기록한 뒤 가장 먼저 한 행동이 자신을 도와준 동료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당시 "야구 선수 이전에 기본이 되어 있고 지금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던 김서현이 야구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순간 동료들부터 먼저 챙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미 한화의 선발 마운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문동주와 함께 '파이어볼러 듀오' 이자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이대로 성장한다면 머지않아 한화는 문동주가 선발투수로 시즌 15승을 거두고 김서현이 마무리로 40세이브를 거두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160km를 던지는 두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한화 팬들뿐 아니라 야구인들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첫 세이브를 거두고 마운드에서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한 김서현.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