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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16일 서울 도심에서 ‘1박 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벌이면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경찰 추산 2만5000명 규모의 ‘역사정신 계승 전국건설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원들은 분신해 사망한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희동(50)씨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열사정신·계승’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하고 검은색 리본이 달린 조끼를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정부는 실수했다” “건들지 말아야 할 건설노동자들을 건드렸다” “건설노조는 정당하다” “열사정신 계승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어야 할 때이지만 윤석열 정권이 우리 일자리 빼앗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기에 이렇게 거리로 나왔다”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하루가 멀게 노동자·시민이 죽어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희동 열사가 염원했던 세상은 건설노동자가 어깨 펴고 당당하게 사는 세상”이라며 “건설노동자를 ‘건폭’으로 몬 원희룡 장관을 양희동 열사 앞에 무릎 꿇리자”고 했다.
■ 시속 4~6㎞로 교통정체…흡연장으로 변한 집회 현장
건설노조가 집회를 열고 세종대로 4개 차로를 점거하면서 교통혼잡은 극에 달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 기준 광화문~세종대로사거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3㎞까지 떨어졌다. 새문안교회~세종대로사거리와 모전교~청계광장은 각각 시속 4㎞, 종로구청 인근은 시속 6㎞ 수준이었다.
다수 시민은 아예 대중교통 이용조차 포기한 모습이었다. 시민 김모(65)씨는 “손녀딸 데려오는데 여기서 집회를 하는지도 몰랐다”며 “시끄럽고 사람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고, 직장인 이모(37)씨는 “서촌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다 너무 사람이 많아 끌고 다니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특히 노조원들이 세종대로 일대 인도·골목 곳곳에서 담배를 피면서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덕수궁 매표소 앞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인근은 아예 노조원들의 흡연장이 됐다. 누군가 페트병으로 재떨이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인도 곳곳에는 담배꽁초와 음료가 담긴 플라스틱 컵과 캔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 소음기준 넘긴 민주노총…경찰 조치에도 속수무책
건설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소음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4시 45분 확인한 세종대로 일대 최고소음은 104㏈, 등가소음은 85㏈였다. 모두 기준치보다 9~10㏈ 높은 수준으로 법 위반이다.
경찰은 기준 이하의 소음을 유지하라는 ‘소음유지 명령’을 내리고 확성기 사용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으나, 건설노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확성기·마이크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의 경고 방송에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음기준 위반에 대해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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