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한화의 메사 스프링캠프에서 김서현(19)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김서현은 17일 대전 롯데전서 패스트볼 최고 156km로 답했다. 1이닝 동안 2탈삼진 1사구 무실점했다. 올 시즌 11경기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한화 특급신인 김서현의 150km 중~후반의 패스트볼이 무서운 이유, 투구 폼에서 나온다. 사이드암은 아닌데, 스리쿼터보다 조금 낮은 지점에서 나온다. 중심이동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공이 옆으로 빠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렇다고 제구력이 나쁜 편은 아니어서, 오히려 타자들에게 더욱 위협적이다.
흥미로운 건 스스로 팔 높이를 조절해서 던질 줄 안다는 점이다. 심지어 김태형 해설위원의 17일 한화-롯데전 중계에 따르면, 김서현은 팔 높이뿐 아니라 상체의 자세까지 변형해서 던질 줄 안다. 시즌 개막 후 김서현은 계속 상체를 엉거주춤 숙인 채 투구한다. 그러나 “상체를 세워서, 서서 던질 때도 상당히 좋게 봤다”라는 게 김 위원의 회상.
김 위원은 “서서(상체를 세워서) 던질 때도 밸런스가 좋았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가장 선호하는 폼이 뭐냐고 하니 숙이면서 던지는 것이라고 하더라. 어떤 부분이 좋은지 물으니 무브먼트가 좋다고 하더라. 상황에 따라 던지겠지만, 상체를 세우면서, 서서 던질 때도 상당히 좋게 봤다”라고 했다.
상체를 의도적으로 숙이면서 지금의 독특한 투구 궤적이 형성됐고, 무브먼트의 이점도 극대화했다는 의미. 이렇게 되면서 오른손타자로선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이 더욱 부담스럽다는 평가. 김 위원은 “위압감이 꽤 있다. 특히 변화구로 몸쪽 (스트라이크)카운트를 잡으면, 움찔움찔 하겠는데요”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팔이 옆에서 나오니, 우타자로선 자신의 몸쪽을 더욱 파고드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제구가 관건이긴 하다. 김서현도 중심이동이 빨리 이뤄지면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또 타자로선 언제 어디로 날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위협적일 수 있다.
몸쪽을 의식하다 바깥쪽에 당할 수도 있다. 이날 우타자 전준우가 김서현의 156km 패스트볼을 지켜본 뒤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김서현의 슬라이더는 종으로 움직이는 특성까지 있다. 상체를 숙여서 팔이 옆에서 나올 때 이 정도의 이점이 생기는데, 상체를 세운 채 던지면 그 나름대로의 강점이 또 있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김서현은 거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승부한다. 그러나 상체 및 팔 높이, 그에 따른 투구 궤적의 생소함에 구속의 이점을 더해 사실상 엄청난 효과를 누린다고 봐야 한다. 단순한 투 피치 투수라고 보기 어렵다.
김 위원은 궁극적으로 한화가 김서현을 확실한 필승조로 쓸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꿈처럼 멀지 않은 미래에 마무리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김 위원은 “본인이 가장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는 폼을 택해야 한다. 변화구 제구력도 좋아졌다. 하나씩 빠지기도 하는데 카운트를 잡기도 한다”라고 했다. 괴물은 괴물이다.
[김서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