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누적 데이터 필요하다"
장재영은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렸던 장재영의 재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탐을 낼 정도였다. 하지만 장재영은 국내 잔류를 택했고, 키움은 무려 9억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의 모습은 아쉬웠다.
장재영은 데뷔 첫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17으로 부진했는데, 특급유망주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제구였다. 장재영은 첫 시즌 17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가 무려 27개에 달했다. 2022시즌에는 이 문제가 조금은 개선되는 것처럼 보였다. 14경기 14이닝을 소화하면서 사사구는 8개로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키움은 어떻게든 장재영의 재능을 살리고,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2022시즌이 종료된 후 질롱코리아 파견을 결정했다. 호주에서 장재영은 KBO리그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장재영은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의 성적을 남겼는데, 30이닝에서 볼넷은 9개에 불과했다. 장재영은 호주에서 보여준 가능성과 시범경기(3G 1승 1패 ERA 3.00)의 흐름을 바탕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이 기세가 정규 시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장재영은 시즌 첫 등판인 LG 트윈스전에서 4이닝 5볼넷 3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미세먼지의 변수로 인해 한차례 순번을 거른 후에 나선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2⅓이닝 5볼넷 6실점(6자책)으로 첫 등판보다 더욱 부진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장재영의 2군 클래식 스탯은 매우 훌륭하다. 현재 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7, 특히 평균자책점은 퓨처스리그 남부와 북부리그를 모두 합쳐서도 압도적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문제는 2군을 상대로도 줄어들지 않는 사사구다. 장재영은 23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 21개를 기록 중이다.
장재영은 1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72구,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04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0.77까지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좋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옥에 티는 있었다. 바로 사사구다.장재영은 18일 NC를 상대로 최고 150km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가며 무실점 투구를 만들어냈으나, 사사구는 4개를 기록했다. 상위타선은 물론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가리지 않고 사사구를 내줬다. 이 때문에 6이닝 동안 삼자범퇴를 기록한 것은 1회에 불과했다.
홍원기 감독은 18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장재영에 대한 질문에 1군 콜업 기준을 밝혔다. 사령탑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장재영은 어떤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시 생각한다"며 "조금 더 누적된 데이터가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짧은 답변이지만, 장재영이 1군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는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장재영이 2군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은 편이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 결국 사사구가 줄어들면서 투구 내용이 개선이 됐을 때 1군에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장재영 입장에서는 1군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제구에 신경을 쓸 필요성이 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7일 정찬헌이 4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의 선발 로테이션을 묻는 질문에 "일단은 지금의 순서대로 돌아갈 것 같다"고 답하며 장재영의 콜업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축했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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