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21일 창원 NC-삼성전을 중계방송 하면서 오승환(41, 삼성)의 부활을 기대하고 또 격려했다. 오승환은 이날 1-1 동점이던 연장 11회초에 등판, 2이닝 3사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강민호가 12회초에 결승 희생플라이를 날리면서 구원승까지 챙겼다.
오승환은 예전의 오승환이 아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143.2km. 작년 144.7km보다 1.5km 떨어졌다. 한국나이로 마지막 30대였던 2020년에도 평균 146.2km였다. 3년간 평균 1km씩 느려졌다. 회전수도 당연히 줄어들었을 것이다.
예년의 구위가 아닌 게 자연스럽다. 어느덧 만 41세다. 추신수, 김강민(SSG)과 함께 현역 최고령 선수다. 가는 세월, 떨어지는 운동능력을 천하의 오승환도 외면할 수 없다. 타고난 돌직구는 옛말이다. 더 이상 타자들은 오승환의 패스트볼에 먹힌 타구를 양산하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오승환 역시 달라진 자신을 받아들이고 2023년의 오승환에 맞게 살아남으려고 애쓴다.
작년에도 부진한 구간이 있었으나 회복했고, 올 시즌 초반도 좋지 않았다. 3일 대구 키움전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까지 했다. 5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하면서, 자신의 투구밸런스도 점검하고 체력도 올리는 작업을 했다. 이후 2군 재조정을 거쳐 마무리로 돌아왔다. 이승현이 잔부상으로 잠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한 자리로 돌아왔다.
예전처럼 붙박이라고 보긴 어렵다. 안 좋으면 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16일 대구 KIA전서 1이닝 무실점으로 몸을 풀더니, 19일 창원 NC전서 1이닝 무실점으로 오랜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그리고 이날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스피드, 구위가 떨어진만큼 제구와 타이밍 싸움을 해야 한다. 다만, 오승환은 전성기부터 이런 예리함보다 특유의 거친 위력으로 승부하는 타입이었다. 이날도 12회말 1사 1,2루서 천재환을 상대할 때, 특유의 하이패스트볼을 뿌렸으나 파울 커트가 됐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한참 구속이 빠를 때 저렇게 높게 던지면 헛스윙을 유도했는데, 지금은 쉽지 않다”라고 했다.
어쨌든 포수 강민호의 도움도 받아가면서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전성기에는 그냥 가운데로 과감하게 꽂았다면, 이젠 경기흐름에 따라 철저히 바깥쪽으로 승부하는 등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이순철 위원은 강민호가 적절히 마운드에 올라가 흐름을 조절하는 모습도 인상적으로 바라봤다.
이순철 위원은 “고효준이나 노경은을 보면 오승환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깜짝 놀란다”라고 했다. 실제 1983년생 고효준(20경기, 2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2.60)과 1984년생 노경은(22경기, 2승1패2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1.96)은 올 시즌 맹활약하며 SSG의 선두다툼에 힘을 보탠다.
물론 이순철 위원은 “나이 40이 넘으면 훈련을 열심히 해도 떨어지는 체력을 막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고효준이나 노경은도, 오승환도 1군에서 경쟁하려면 나름의 노하우를 찾아야 하고, 오승환도 할 수 있다는 격려다.
14경기서 2승2패5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79. 오승환은 올 시즌에도 결국 위기를 극복하고 순항할까. 마무리를 되찾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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