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디나는 결정구가 없다.”
현역 시절 KBO리그에서 18연패로 최다연패 2위에 이름을 올린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그러나 그 정도로 마운드에서 꼭 필요한 투수였다. 그런 심수창 해설위원이 지난 20일 광주 KIA-키움전을 중계하면서 KIA 외국인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를 내놨다.
메디나는 올 시즌 7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5.79. 37⅓이닝 동안 42개의 안타를 맞았다. 피홈런은 4개. 피안타율 0.292에 WHIP 1.55. 탈삼진 26개에 사사구 16개. 볼이 빠른데 제구 이슈는 덜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적지 않게 얻어맞는다. 주자를 자주 내보낸다. 위기관리도 잘 안 된다.
본인은 제구, 커맨드에 신경을 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150km의 빠른 공을 구사할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 스피드를 늦추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설위원들의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메디나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9km.
하지만, 많이 얻어 맞는다. 투심이 주무기지만, 스탯티즈 기준 투심 피안타율은 0.347. 투심 다음으로 많이 구사하는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0.217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결국 투심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양념 수준.
심수창 해설위원은 메디나의 투구를 바라보며 “결정구가 없다.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공이 없다. 커트가 나온다. 여러 구종을 던지는 것도 좋지만, 확실한 한 가지 구종이 더 강력할 수가 있다. 특히 좌타자에게 약하다”라고 했다. 실제 좌타자 피안타율 0.325.
심수창 위원은 구체적으로 “좌우로 무브먼트가 있는 공을 던지지만 상하, 위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거의 없다. 좌타자에겐 릴리스포인트가 정확하지 않다. 나도 현역시절 좌타자에게 포인트가 잘 잡히지 않았다”라고 했다.
아울러 심 위원은 메디나가 좌타자에게 주로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몸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얻어맞는다고 지적했다. 반대 궤적의 백도어 슬라이더도 구사하지만, 우타자 상대로 날카로울 뿐, 좌타자에겐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투심과 슬라이더 외의 구종을 더 활용하거나, 피치 디자인에 대한 고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개막 후 2개월이 다 되면서, 외국인선수에 대한 타 구단들의 분석도 어지간히 끝난 시점이다. 뭔가 변화를 줘서 그 결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
근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KIA 외국인투수 중 가장 성공한 사례는 역시 헥터 노에시다. 투손 스프링캠프 당시 이 얘기가 나왔는데, 김종국 감독은 메디나에게 제2의 헥터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현실은 헥터는 고사하고 작년 전반기에 워크에식 이슈로 퇴단한 로니 윌리엄스 케이스의 재현을 우려해야 할 정도다. 메디나는 현재 마운드 밖에서의 문제는 전혀 없다. 그러나 KIA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리그 최다패에 5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 KIA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20일 키움전서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심 위원이 지적한 고민은 여전했다. 김종국 감독이 13일 잠실 두산전 이후 정확히 1주일만에 등판한 외국인투수를 5이닝 74구만에 교체한 건, 쉽게 지나칠 부분은 아니다.
[메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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