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터박스 안에서 조금 앞으로 나왔다. 영리한 선수다.”
KBS N스포츠 나지완 해설위원은 21일 부산 롯데-SSG전을 중계방송하면서 김민석(19, 롯데)만 타석에 나오면 끊임없이 칭찬을 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3년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신인 외야수. ‘제2의 이정후’라는 별명은, 단순히 이정후의 고교 후배라서가 아니다. 정말 이정후처럼 슈퍼스타로 성장할 만한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맞히는 능력이 있고, 장타력이 좋다고 보긴 어려워도 없지도 않다. 현재의 이정후 역시 장타력을 갖춘 건 몇 년 되지 않았다. 기동력도 갖췄다. 그리고 경기 흐름을 읽는 눈도 신인 레벨 이상이라는 평가다. 좌타자인데 좌투수(타율 0.300)에게 약한 면모가 없다(우투수 타율 0.262, 잠수함 타율 0.111).
래리 서튼 감독은 언젠가부터 김민석을 꾸준히 주전 중견수로 기용한다. 올 시즌 32경기서 104타수 27안타 타율 0.260 1홈런 13타점 18득점 6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7 OPS 0.647. 리그를 압도하는 수치들도 아니지만, 장래성 하나만큼은 탁월하다. 미래만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지난주 흐름이 가라앉았던 라인업에 실질적으로 힘을 불어넣는 역할까지 했다.
롯데는 19~21일 SSG와의 홈 3연전을 1승2패, 루징시리즈로 마쳤다. 기록적인 9연승 외에도 꾸준히 위닝시리즈를 챙기며 상위권에서 멀어지지 않았으나 21일 경기를 마친 뒤에는 공동선두 SSG와 LG에 2경기 밀려났다.
아무래도 타선이 시즌 초반 같지 않다. 본래 수치상 폭발적 측면과 거리가 있다. 그러나 예년보다 기동력, 작전수행능력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득점권이나 결정적 승부처에 강했다. 최근에는 이런 모습이 살짝 무뎠다.
그런 점에서 김민석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김민석은 지난주 5경기에 출전, 21타수 8안타 타율 0.381 1홈런 3타점 5득점 3도루 출루율 0.417 장타율 0.619로 맹활약했다. SSG 마운드에 묶여 5안타 8득점에도 3득점에 그친 21일 부산 SSG전서도, 김민석은 리드오프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했다.
김민석은 1회 첫 타석에서 SSG 좌완 커크 맥카티의 146km 패스트볼을 힘 들이지 않고 가볍게 좌중간으로 밀어냈다. 그러자 나지완 위원은 “정말 좋은 안타다. 방망이를 내는 결이 좋다. 조금 타이밍이 늦어서 먹혔지만, 끝까지 왼손을 밀고 들어가면서 좋은 안타를 만들었다”라고 했다. 왼팔을 잘 사용해 잘 밀어냈다는 의미다. 신인타자에게 쉽게 보기 힘든 기술.
또한, 나지완 위원은 2-6으로 추격하던 9회말 무사 만루서 SSG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하는 전략에도 칭찬을 보냈다. 서진용의 주무기 포크볼을 의식, 배터박스에서 조금 앞으로 이동해 히팅포인트를 조정하려는 자세가 돋보였다.
나지완 위원은 “젊은 선수가 정말 영리하다. 배터박스 안에서 조금 앞으로 나가서 변화구, 포크볼을 대처하는 것으로 보인다. 몸쪽도 맞히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상황마다 대처를 잘 해준다”라고 했다. 실제 신인에게 보기 힘든 모습이긴 하다. 실제 김민석은 8구 접전 끝에 서진용의 포크볼을 툭 건드려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만들었다. 올 시즌 상당히 위력적인 서진용을 상대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나 위원은 이밖에 6회 우측 2루타를 두고 “가벼운 플라이라고 생각했는데 힘이 실렸는지 펜스까지 가게 됐다. 장타력까지 갖췄다. 제2의 이정후로 손색없다”라고 했다. 비록 롯데는 완패했으나 김민석이 팀 타선을 사실상 하드캐리했다.
롯데는 갈림길에 섰다. 여기서 다시 2강을 위협하느냐, NC, 두산, KIA로 이어지는 중위권의 추격을 허용하느냐다. 계속 버틸 수도 있고, 중위권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롯데의 체질개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김민석이 있다.
롯데가 잠시 주춤하지만, 팬들은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 김민석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미래의 희망을 확인하는 것만큼 큰 기쁨도 없다. 그 자체가 팬심을 이어가는 동력이 된다. 잘생긴 외모로 인기몰이까지 하고 있으니, 롯데로서도 흐뭇할 듯하다.
[김민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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