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나 때문에 화난 건 아니겠지만..'
평소 순둥이인 LG 박해민은 헬멧을 집어 던졌다. 호수비를 펼친 한화 채은성은 어리둥절 했다.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LG의 경기가 열렸다. 양팀은 1-1로 9회말까지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연장 12회말 박해민이 타석에 들어왔다. 투수 정우람의 2구를 받아쳤다. 맞는 순간 더그아웃의 염경엽 감독도 박수를 치며 기뻐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은 입었던 한화 1루수 채은성이 용수철처럼 점프를 하며 타구를 잡아냈다.
1루로 질주하던 박해민은 채은성이 타구를 잡자 1루 더그아웃을 향하면서 헬멧을 집어 던졌다. 채은성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2루타 또는 3루까지도 가능했던 타구였다. 호수비를 펼친 채은성은 박해민의 돌발 행동을 보면서 당황했다.
물론 상대팀의 호수비에 안타가 도둑맞은 친구 박해민의 아쉬움을 알지만 평소 그의 성격으로 봤을때는 이상한 행동이었다.
잠시 후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박해민 다음 타자 홍창기가 안타로 출루한 뒤 2사 2사 권영철 주심은 갑자기 LG 더그아웃을 향해 걸어갔다.
권영철 주심이 "야 나도 고생해 지금" 박해민을 향해서 이야기 했고, 박해민도 "누가 고생 안 한다고 했어요. 왜 쳐다보시는데요? 내가 쳐다 봤어요"라고 언성을 높이며 이야기 했다. 다행히 심판진과 LG 코칭스텝과 동료들이 말리면서 더 큰 사태로는 번지지 않았다.
박해민은 경기 초반에도 권영철 주심의 볼 판정에 대해서 어필을 했고, 연장 12회 정우람의 낮은 코스의 126k의 투심이 스트라이크로 선언 되었다. 박해민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졌다고 생각한 듯 한 동안 타석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1-1 무승부로 경기를 끝낸 뒤 채은성은 동갑내기 친구 박해민를 걱정하는 듯 한 동안 경기장을 빠져 나가지 않고 LG 더그아웃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박해민과 타이밍이 맞이 않아서 직접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경기장을 나섰다
다음날인 21일 경기에 나선 박해민은 전날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박해민은 "어쨌든 지나간 일이다. 나는 선수로서 (경기를)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가장 죄송한 것은 만원 관중이 들어온 경기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며 "팬들에게 죄송하고 동료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경기 끝난 뒤에도 LG 더그아웃의 박해민을 바라보는 채은성.
▲박해민을 보면서 경기장을 빠져 나가지 못하는 채은성에게 한화 전상렬 코치가 등을 두드려 주고 있다.
▲한화 채은성이 장비를 챙긴 뒤 경기장을 빠져 나갈 때 LG 박해민이 3루로 향하고 있다.
박해민은 "나도 자제했어야 했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뒤였다. 나도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하다. 하지만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조금 컸다"며 "나는 그렇게 선구안이 좋은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면 스트라이크인가 생각하는데, 그 코스는 볼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타구가 직선타로 연결됐다. 빠졌다면 2루타, 3루타가 돼서 팀이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겹친 것 같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LG 박해민이 헬멧을 집어 던지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고, 박해민의 돌발행동에 당황한 채은성.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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