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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2008-09시즌. 유럽의 모든 길은 바르셀로나로 통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정복하며 스페인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바르셀로나는 참가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전대미문의 '6관왕'을 차지했다.
유럽은 바르셀로나에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리오넬 메시의 전성기가 시작됐고,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라는 세기의 미드필더들도 힘이 넘쳤을 때다. 그들을 막을 자 없었고, 바르셀로나는 세기의 팀으로 거듭났다.
이 팀을 이끈 이가 바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 그가 세계적 명장으로 떠올랐던 바로 그때다. 펩의 바르셀로나는 최강의 팀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팀이었다.
다음 시즌이었던 2009-10시즌.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은 바르셀로나의 UCL 2연패를 전망했다. 최강의 위용은 멈추지 않았고, 그들은 UCL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했다.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도 그대로였다.
그리고 2010년 4월. 바르셀로나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 밀란을 4강에서 만났다. 모두가 바르셀로나의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아무리 이탈리아가 하락세라고 해도 빗장수비의 저력은 죽지 않았다. 4강 1차전에서 인터 밀란이 3-1 완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이겼지만 승부는 바꿀 수 없었다. 1, 2차전 합계 2-3으로 패배하며 바르셀로나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인터 밀란의 감독이 조제 무리뉴 감독이었다. 전성기 바르셀로나를 가장 강렬하게 무너뜨린 유일한 팀이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막기 위해 대놓고 수비 전략을 펼쳤다. 당시 비판도 받았다. 그러자 무리뉴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역사는 수비 축구를 한 인터 밀란을 기억하지 않는다. 우승팀 인터 밀란을 기억할 뿐."
이로부터 13년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또 다시 인터 밀란을 UCL 무대에서 만난다. 이번에는 대망의 결승전이다. 오는 6월 11일 펼쳐진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로 바뀌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맨시티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 맨시티는 이미 EPL 우승을 확정했고, FA컵 결승에도 올랐다.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 트레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그들의 흐름을 가히 압도적이다. UCL 4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4-0으로 대파했다. 엘링 홀란드, 케빈 더 브라위너로 설명되는 맨시티는 단연 현존하는 최강의 팀이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 축구 역사상 최강의 팀에도 오를 자격이 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이탈리아 팀이라며 극도의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다. 13년 전 기억도 있겠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 누구보다 이탈리아 축구의 강함, 특히 큰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잘 알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터 밀란을 과소평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나는 올 시즌 인터 밀란을 보고 정말 감명받았다. 올 시즌 이탈리아 팀들이 UCL, UEFA 유로파리그(UEL) 등 상위권에 많이 오른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나는 이탈리아에서 뛰어봤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다. 20년 전 세리에A는 세계 최고의 리그였다. 모든 사람들이 그곳에 가기를 원했다. 선수들, 감독들 모두. 또 그들은 월드컵에서 몇 번 우승을 했는가. 이것이 이탈리아 축구의 방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팀과 결승을 치르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탈리아 지인들과 통화를 한 내용도 공개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각은 맨시티의 압승을 예상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정신 차려 펩!"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인터 밀란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는 이미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다"고 답했다.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바르셀로나-인터 밀란 경기,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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