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전)준우 형이었으면 펜스 플레이"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6차전 '낙동강 더비'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화려한 입담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자리에도 없던 전준우가 의문의(?) 1패를 당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지난 24일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준우가 친 타구가 우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손아섭은 자세를 낮추고 가벼운 슬라이딩을 통해 전준우의 타구를 잡아냈다.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손아섭은 전준우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준우가 친 타구가 사직구장의 라이트에 들어갔던 것. 당시 손아섭은 전준우의 타구를 잡은 후 라이트에 공이 들어갔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전준우와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이 과정에서 전준우가 '왜 그걸 잡느냐'는 식의 농담을 건넸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질문을 받은 뒤 손아섭은 3루 더그아웃에서 열변을 토했다. 사직구장이 외야수 입장에서는 수비하기가 쉽지 않은 구장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펜스가 높기 때문에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편인데, 최근 담장을 더욱 높이면서 수비가 더 어려워진 구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손아섭의 설명.
하지만 손아섭은 롯데와 3연전 내내 좋은 수비를 펼쳤다. 특히 지난 23일 경기에서는 좌익수로 출전해 눈부신 수비들을 선보였다. 손아섭은 1회 전준우의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고, 5회에는 박승욱의 타구 또한 끝까지 쫓아가서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돋보였던 장면은 4회말 1사 2, 3루에서 한동희가 친 큼지막한 타구를 점프캐치로 잡아냈던 것. 펜스와 충돌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였다. 손아섭의 수비 덕분에 NC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극복했다.
생소한 '좌익수' 손아섭의 호수비에 지난해까지 한 팀에 머물렀던 노진혁은 "좌익수에서 그렇게 수비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공을 다 잡아서 (전)준우 형과 (한)동희가 많이 화가 나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참동안 사직구장의 외야 수비 어려움을 토로하던 손아섭은 갑작스럽게 전준우의 외야 수비를 디스(?)했다. 지난 24일 한동희의 타구를 처리했던 것이 전준우였다면 자신처럼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 손아섭은 "사직구장이 수비하기 어렵다. 준우 형이면 펜스플레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자리에 없던 전준우가 의문의 1패를 당했다. 손아섭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NC로 이적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사이였기에 가능했던 장난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NC 다이노스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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