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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잉글랜드 FA컵 결승전을 관전하기 위해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았던 맨유 팬이 체포됐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어찌보면 어이없다. 유니폼을 잘못 입은 탓이어서 그렇다.
영국 언론들은 최근 맨유팬이 입은 ‘97 not enough’라는 유니폼을 입었다. 이것이 혐오범죄여서 결승전을 보지 못한채 구금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97은 충분치 않다’라는 이문구가 왜 혐오범죄일까? EPL팬이라면 어느 정도 눈치를 챘을 것이다. 97은 힐스버러 참사때 숨진 축구팬의 수자이다. 즉 97명이 죽었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으로 더 많이 죽었어야 한다는 엄청난 비하와 모욕을 담은 표현인 것이다.
힐즈버러 참사는 1989년 4월15일 벌어진 EPL최대의 사건이다. 당시 리버풀과 노티이엄 포리스트간의 FA컵 준결승전이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2만5000명이 넘는 리버풀 팬들이 스타디움을 찾았다. 그런데 이날 늦게 스타디움에 도착한 리버풀 팬들이 경찰의 제지를 무시하고 한꺼번에 좁은 문으로 입장하다 94명이 현장에서 압사하고 3명은 병원에서 숨졌다.
모욕적인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사람은 맨유팬인 제임스 화이트라는 33세의 젊은이다. 화이트는 어떤 의도에서 이 유니폼을 입고 웸블리를 찾은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유니폼을 입은 것을 목격한 결승전 관람팬이 사진을 찍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이것이 퍼져나가면서 팬들이 분노했고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다. 현장에 있던 경찰이 구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화이트의 위치를 파악해서 체포했다고 한다.
화이트는 경찰에 괴롭힘, 경고 또는 고통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메트로폴리탄 경찰은 “ 화이트가 체포된 후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오는 6월 19일 월요일 윌스덴 치안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영국 축구협회(FA)도 5일 성명을 발표했다. FA는 “소셜 미디어에서 공격적인 셔츠의 사진을 보고 즉시 범인을 식별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힐즈버러와 관련된 학대나 웸블리 스타디움의 축구 비극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당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다”고 무책임한 팬을 비판했다.
['97은 충분하지 않다’라는 유니폼을 입었다 기소된 맨유 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더 선]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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