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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도 그런 적 있었어” KBO 최고 유격수의 따뜻한 격려…LG 새싹들 ’감동의 물결’

시간2023-06-07 13:39:02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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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형도 그런 적 있었어.”

LG 대형 포수 유망주 김범석(19)에게 6일 고척 키움전은 잊을 수 없는 경기로 기억될 것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선발 출전했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서 청소년대표팀까지 나갔지만, 프로와 아마추어는 엄연히 차이가 난다.

그런 김범석은 6일 경기 전 간판스타 오지환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선배님도 첫 선발 출전 경기서 떨렸나요?”라고 했다. 그러자 오지환은 “형도 그런 적 있었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 보이면 그냥 과감하게 돌려. 자신 있게 하면 돼”라고 했다.

정작 오지환은 경기 후 취재진에 웃으며 “너무 옛날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라고 했다. 그저 신인이 기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단, 본인은 1군 데뷔 첫 타점 순간을 떠올리며 목동 넥센전서 송신영 2군 투수코치로부터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쳤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김범석도 이날 에릭 요키시로부터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데뷔 첫 타점을 신고했다.

오지환의 후배들을 향한 진심은 대졸신인 내야수 송대현에게도 닿았다. 송대현은 5월 말 1군에 올라왔고, 이날 전까지 두 타석을 소화한 게 전부였다. 안타와 볼넷 등 유의미한 기록도 남기지 못하고 대수비만 해왔다.

이날도 송대현은 스코어가 9-1로 벌어지니, 9회말에 오지환 대신 유격수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타격 기회는 사실상 주어지지 않는 상황. 그러나 오지환은 송대현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타격코치에게 건의해 9회초 자신의 타석에서 송대현이 대신 들어가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 염경엽 감독도 흔쾌히 허락해 송대현에게 데뷔 후 세 번째 타석이 주어졌다. 결과는 삼진.

오지환은 “컨디션이 좋아 마지막 타석까지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 상황서는 양보했다. ‘그래 한번 쳐라’고 했다. 신인에겐 한 타석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경기흐름이 타이트했다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는데, LG가 크게 이기다 보니 약간의 여유도 있었다.

어느 팀이든 고참들은 저연차들을 잘 챙긴다. 오지환이 이날 김범석과 송대현에게 아주 특별한 뭔가를 선물하거나 배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소한 격려만으로도 두 사람에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쌓여 1군 선수가 되고, LG의 새로운 동력이 만들어진다. 오지환은 KBO리그 최고 유격수일 뿐 아니라 마음이 큰 선수다.

[오지환과 김범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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