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등판마다 승리를 부른다. 산체스는 지난 10일 대전 LG전에서 112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3회초 갑자기 내린 폭우로 경기가 40분 이상 지연됐음에도 흔들림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3경기(5⅓이닝)가 전부.
하지만 KBO리그에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10일 경기를 포함해 산체스가 등판한 6경기에서 한화는 전승을 거뒀다. 승률 100%. 산체스는 평균자책점도 1.39까지 낮췄다. 32⅓이닝 동안 삼진 28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6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WHIP 0.84, 피안타율도 0.183으로 좋다. 특유의 빠른 템포는 타자들을 흔든다. 그리고 최고 153km, 평균 148km 강속구를 던진다.
산체스를 데려오는 데 결정적인 이유는 좌타자 상대 몸쪽을 잘 던진다는 것이다. 커맨드가 일품이다.
미국에서 산체스의 투구를 직접 봤던 전 한화 투수 출신 김진영 스카우트는 "내가 처음 산체스를 봤을 때는 불펜으로 나왔다. 투구 메커닉과 유연성이 정말 좋더라. 무엇보다 산체스는 좌타자 상대로 몸쪽 승부를 잘한다. KBO리그에서 좌투수가 좌타자 몸쪽에 공을 던지는 경우가 적은데 산체스는 그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좌투수로서 좌타자 몸쪽에 던지는 게 어려운 것을 안다. 나 또한 꾸준히 훈련했고 배우는 데에도 오래 걸렸다. 그래도 꾸준한 훈련을 통해 터득했다"면서 "좌타자 입장에서 몸쪽에 빠른 공을 던지면 강한 타구를 보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적장도 그 부분을 치켜세웠다. 염경엽 LG 감독은 "좋은 투수다. 투구 메커니즘이 좋고 변화구도 좋다. 좌타자 상대 몸쪽 승부가 효과적이었다. 우리 왼손타자들이 결코 왼손투수에 약하지 않은데, 몸쪽 승부를 잘하는 투수에게는 약하다. 구속도 시속 150㎞ 정도가 나오니까 먹힌 타구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그런 구속을 쉽게 던진다. 메커니즘이 좋다는 거다. 제구력에 구속, 좋은 변화구까지 갖추고 있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 투수는 빅이닝이 없다"고 극찬했다.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현역 시절의 김진영. 사진=마이데일리DB, 한화 이글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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