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LG는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5회 실점하며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7회 선두타자 오지환의 2루타를 발판으로 이재원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1-1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례적인 장면이 역전 과정에서 나왔다. 8회말 선두타자 김민성이 볼넷을 골랐다. 대주자 정주현으로 교체. 무사 1루에서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좌완 투수 이승현.
김현수는 앞서 중견수 뜬공, 1루수 땅볼, 3루수 직선타에 그쳤다. 이승현이 초구를 던지는 순간, 김현수는 번트 자세를 잡고서 침착하게 3루 방향으로 희생 번트를 댔다.
무려 16년만의 희생번트였다. 김현수는 두산 시절이던 2007년 9월 22일 삼성전에서 희생 번트를 시도해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희생 번트는 하나도 없었다. 16년만이자 무려 5743일 만에 개인 통산 2번째 희생 번트를 기록했다.
3루수가 잡아서 1루로 던져 아웃. 1사 2루가 됐다. 오스틴 딘이 유격수 쪽 깊숙한 타구를 쳤지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강한 어깨로 땅볼로 처리했다. 박동원의 고의4구로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오지환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2-1로 리드를 잡았고 승리했다.
김현수의 희생번트 하나는 LG에 1승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 셈이 됐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작전이었다. 번트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결승타를 때린 오지환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김)현수 형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했는지를 아니까 꼭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기회를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5월에만 타율 0.148에 그치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허리 통증이 원인이 됐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6월 들어 시즌 타율은 0.250대까지 떨어졌다. 결국 염 감독은 지난 6~8일 고척 키움전에는 김현수를 출장시키지 않고, 타격 밸런스 회복에만 집중시켰다.
김현수는 지난 9~11일 대전 한화전에 다시 출장해 13타수 5안타(타율 0.385)로 조금씩 타격감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3타수 무안타.
아직은 들쑥날쑥한 감이지만 희생 번트와 함께 팀 승리로 웃을 수 있었다.
[LG 김현수, 염경엽 감독, 오지환. 사진=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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