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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속절 없는 연패 속에서 유일한 수확이 있었다면, '1차 지명' 손성빈(롯데 자이언츠)의 발견이었다.
장안고등학교 재학 시절 '이만수 포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손성빈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확고한 주전 포수가 없었던 상황. 어떻게든 잠재력이 뛰어난 포수 자원을 확보해 육성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데뷔 첫 시즌. 손성빈은 롯뎅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임팩트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손성빈은 8월말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시즌 막바지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19타수 6안타) OPS 0.725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롯데는 손성빈이 빠르게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움직였고, 시즌이 종료된 후 상무에 입대했다.
기록적인 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손성빈의 성장 포인트는 타격이었다. 손성빈은 데뷔 첫 시즌 2군에서 52경기에서 타율 0.19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2022년 상무에서는 69경기에 출전해 39안타 1홈런 31타점 30득점 타율 0.285 OPS 0.831로 활약하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줬고, 올해 전역 전까지 29경기에서 타율 0.330 OPS 0.882로 꾸준함까지 증명했다.
'80억 포수' 유강남의 후계자로 손성빈을 점찍어 둔 롯데는 전역 3일 만에 그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상무에서 2년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기량을 1군에서 테스트할 심산이었다. 손성빈은 콜업 첫날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16일, 2021년 10월 2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596일 만에 선발로 포수마크스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됐다.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에 앞서 "손성빈에게 '재밌게 즐겨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대화를 나눠본 결과 준비를 잘했더라"고 흐뭇하게 웃으며 '타자'로서의 기대감을 묻자 "몇몇 감독님들은 3~4안타를 쳤으면 좋겠다고 하실 것이다. 하지만 안타를 치는 것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다. 쉽게 죽지 말고,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것을 놓치지 않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라고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2군에서 갈고 닦은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임팩트는 분명히 있었다. 롯데가 유강남과 4년 80억원의 계약을 맺을 때 가장 큰 기대를 품었던 것은 프레이밍을 비롯한 수비력이다. 하지만 유강남의 가장 큰 단점이 있다면 도루 저지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 올해 유강남의 도루 저지율은 0.188(48회 중 9회 저지)에 불과하다. 이날 손성빈은 빠른 팝 타임(포구 후 송구할 때까지의 시간)과 강견을 뽐냈다.손성빈이 빛났던 장면은 0-2로 뒤진 3회말 위기. 3회말 1사 1, 3루에서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스타트를 끊었다. 이때 손성빈이 한현희의 공을 받은 뒤 빠른 팝 타임을 가져간 뒤 2루에 강하게 공을 뿌렸다. 손성빈의 송구는 유격수 이학주에게 정확하게 도착했고, 자동 태그가 이뤄지며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현역 시절 총 499경기에 등판해 138승을 수확한 '레전드' 배영수 코치도 손성빈의 도루 저지 모습에 깜짝 놀란 모양새였다. 중계화면에 잡힌 배영수 코치는 손성빈이 에레디아를 잡아내는 모습을 본 뒤 한참 도안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이내 환하게 웃었다. 배영수 코치도 놀랄 정도의 송구였던 것은 분명했다.
손성빈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를 받게될지는 미지수. 하지만 1-12의 처참한 패배 속에서 굳이 수확을 찾자면 도루저지가 가능한 포수가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왔다는 점이었다.
[롯데 손성빈이 1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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