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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결과적으로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맞은 그랜드슬램이 뼈 아팠다. 그러나 NC 잠수함 이재학(33)이 올 시즌 확 바뀐 건 사실이다.
이재학은 2019년 24경기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한 뒤 3년간 ‘암흑의 세월’을 보냈다. 3년간 14승에 평균자책점은 4~6점대였다. 창단 초창기 NC 마운드를 먹여 살린 토종 에이스에서, 계륵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이재학은 올 시즌 확 바뀌었다. 현장에선 이재학의 팔 스윙이 빨라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16일 광주 KIA전 포함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을 보면,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140.6km. 139.3km의 작년보다 1.3km 올라왔다.
체감하는 스피드 변화는 그 이상인 듯하다. 이날 KIA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이재학이 팔 스피드도 빨라졌을 뿐 아니라 팔 각도까지 올라갔다고 비교, 분석했다. 이순철 위원은 “예전엔 팔 각도가 낮아서 팔이 수평으로 떨어졌다. 이젠 팔 각도가 올라가면서 수직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타자들이 헷갈린다. 지금 거의 사이드암이 아니예요. 거의 오버스로 직전, 스리쿼터예요”라고 했다.
잠수함이 나이를 먹고 팔 각도가 올라가면 구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재학은 반대다. 스피드를 내기 위해 팔 스윙이 빨라졌으니 오히려 긍정적이다. 투구 궤적이 살짝 높아지면서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도 배가됐다. 이 위원은 이재학의 주무기 체인지업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치지 않으면 타자들의 승산이 떨어진다고 했다.
여전히 이재학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에 가깝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슬라이더 비중이 높아졌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전 컷패스트볼이라고 표현했다. “커터가 제구가 좋아졌다. 구종 하나를 추가하려다 번번이 실패했는데, 이번엔 확실히 갖췄다. 커터가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체인지업의 위력도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단, 이재학은 이날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이전 4경기에(2승1패 평균자책점 0.72) 비해 썩 좋지 않았다. 특히 1회가 그랬다. 때문에 KIA 타자들이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추고 타석에 들어왔다. 결국 소크라테스가 이재학의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중월 그랜드슬램을 쳤다.
올 시즌 가장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하루. 3⅓이닝 4피안타 4볼넷 7실점. 5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86. 이재학의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소크라테스에게 한 방을 안 맞았다면 5회까지 충분히 갈 수 있었다. 다음 등판서 회복력을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NC 선발진은 초비상이다. 원투펀치 에릭 페디와 구창모가 사라졌다. 페디는 전완부 통증이 심하지 않아 열흘 내외로 돌아온다. 그러나 역시 전완부 굴곡근이 좋지 않은 구창모의 복귀시점은 알기 어렵다. 강인권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이전에는 돌아올 것으로 봤는데 체크를 좀 더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새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와 이용준도 기복은 있다. 이런 상황서 이재학의 부활은 큰 힘이 된다.
[이재학.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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