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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손흥민(30·토트넘)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영국 축구 해설위원이 은퇴를 앞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7일(한국시간) “마틴 타일러(77·영국)가 ‘스카이 스포츠’ 해설위원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스카이 스포츠’는 새로 개막하는 2023-24시즌부터는 타일러 없이 해설진을 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방송사의 임금 삭감 정책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스카이 스포츠’는 스포츠 중계진의 급여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려고 한다. 이 때문에 골프 해설위원 제프 슈리브스 등도 입지가 곤란해졌다.
타일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축구 해설위원으로 일했던 건 특권이다. 기나긴 스포츠 방송 역사에서 작게나마 업무를 맡게 되어 영광이었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방송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타일러는 33년 차 베테랑 축구 해설위원이다. ‘스카이 스포츠’ 외에도 호주 ‘SBS’, 미국 ‘ESPN’과 ‘FOX 스포츠’ 등에서 축구 해설위원을 맡아서 전 세계 축구 무대를 누볐다. 이 때문에 영국 축구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목소리로 불린다.
지난 5월 1일 열린 토트넘-리버풀 경기에서 타일러 해설가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토트넘이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7분경 손흥민이 리버풀 공격수 코디 각포의 역습을 막다가 손을 썼다. 주심은 반칙을 손흥민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이 장면을 본 타일러 해설가는 “손흥민이 무술(martial arts)을 썼다”고 말했다. ‘무술’은 서양권에서 아시아인을 언급할 때 쓰는 표현이다. 동양 무술 태권도, 쿵푸, 유도 등을 빗대서 해당 선수의 반칙을 조롱할 때 쓴 말이다.
타일러 해설가의 ‘무술’ 발언은 현지에서 문제가 됐다. 방송을 접한 현지 팬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시아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 타일러가 '무술'이라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 반대)이라는 말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해설가부터 지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손흥민, 마틴 타일러.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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