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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부상 투혼. 감동적인 단어다. 하지만 위험한 단어이기도 하다. 감동이라는 아름다운 포장지 밑에서 선수들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이자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 투혼이 뒤늦게 밝혀졌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내내 부상을 참고 뛰었고, 시즌이 끝난 직후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았다.
손흥민은 A매치를 위해 한국으로 입국했지만 수술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16일 열린 페루와 경기에서 손흥민은 결장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엘살바도르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상을 당했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또 한국 축구팬들을 위해 달려온 에이스. 또 토트넘을 위해, 토트넘 팬들을 위해 부상을 숨기고 최선을 다한 영웅. 누가 미워할 수 있겠는가. 누가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손흥민의 부상 투혼이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드시 막아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부상 투혼이 감동을 선사하기는 하지만 결국 선수 생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팀도, 팬들도 최대한 오랜 기간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때문에 모두가 힘을 합쳐 부상을 입고 나서는 선수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의 유력지 '더 타임스'가 손흥민 부상 투혼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부상을 참고 뛴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도 함께 소환했다.
이 매체는 "통증을 참고 뛰는 선수를 칭찬하는 것은 해로운 일이다. 전투의 열기를 위해, 그들을 심각한 부상에 저항하는 사자로 만드는 대신, 그들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또 부상 당한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성실함, 의무감으로부터도 그들을 구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면서도 희생을 선택하는 선수들이 있다. 자신의 몸을 망쳐가면서도 팀을 위해 뛰는 선수들이 있다. 손흥민이 그런 유형의 선수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안면 부상을 당했으면서도 뛰었다. 사실 손흥민은 선수 생명을 걸고 뛴 것이나 다름 없었다.
'더 타임스'는 "토트넘의 홈경기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손흥민 현상을 알고 있을 것이다. 손흥민은 항상 헌신한다. 그 헌신은 감동적이다. 자신의 경기에 충실하고, 모든 정신을 경기에 맞춘다. 팬들에게는 어떤가. 진심으로 대한다. 치열한 전투를 치른 후에도 미소를 짓는다"며 손흥민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 행복한 낙관주의와 현실 사이에는 가슴 아픈 무언가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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