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채은성(33)은 순천 효천고 출신으로 후배사랑이 지극하다. 효천고 출신 야구인이 많지 않다 보니, 끈끈하다는 게 고교 후배 서호철(27, NC)의 얘기다. 서호철은 올 시즌 채은성에게서 받은 방망이로 타격 2위(0.330)에 올라 타격왕까지 넘본다.
서호철은 효천고, 동의대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입단했다. 퓨처스리그 타격왕을 차지할 정도로 타격에 대한 재능은 확실하다. 그러나 올해 주전 3루수 박석민이 부상과 부진으로 존재감이 떨어지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현재 주전 3루수라고 봐야 한다. 박민우의 2루 백업까지 겸한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1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서호철은 타격 재능도 있고, 그동안 무던히, 성실히 노력해왔다. 그동안 포텐셜이 터지지 않아서 경기 출전 횟수가 적었다. 올 시즌에는 출장 기회를 얻으면서 자기가 갖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성장할 것이다. 수비도 3루에 국한되지 않고 2루까지 같이 소화한다. 발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라고 했다.
타석에서의 모습을 보면 자신만의 매커닉, 스타일이 확고하다. 투수가 누구든 배터박스 앞으로, 몸쪽으로 바짝 붙어서 타격한다. 지난 16~18일 광주 KIA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서호철은 투수에 관계없이 타석 앞까지 나온다. 전상현은 익스텐션이 좋은 투수라서 뒤에서 타격하는 게 나을텐데, 그래도 자신 있는 모습이다”라고 했다.
또한, 배터박스 몸쪽으로 바깥 붙으니 몸쪽 제구에 자신이 없는 투수는 바깥쪽 일변도의 승부를 하게 된다. 서호철은 바깥쪽을 확실히 노리고 들어갈 수 있다. 이순철 위원은 “투수가 몸쪽 승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아웃카운트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타격에 물이 올랐다”라고 했다.
서호철은 “야구를 되게 오래 하고 싶다. 그동안 만난 코치님들도. 항상 그런 말을 하셨다. 최대한 길게 하고 싶다. 은성이 형이 챙겨준 방망이를 쓰고 있는데, 부러지면 다시 시키겠지만, 지금은 이게 맞다”라고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바른생활 사나이’라 불린다. 그만큼 야구를 오랫동안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채은성은 그런 서호철에게 용기를 많이 줬다. 서호철은 “야구장에서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선다. 그랬더니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서호철은 “기술적 문제부터 찾으려다 보니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다. 멘탈이 많이 바뀌었다. 질롱코리아에서 기술이 문제가 아니었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 확신을 통해 타격코치님들과 얘기해 여기까지 왔다. 확신과 믿음을 갖고 끝까지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투수 분석을 중시한다. 서호철은 “투수와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이 투수가 뭘 제일 잘 던지는지 전력분석에서 나온 내용부터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다. 어떻게든 팀에 활력소를 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 아직 자잘한 플레이가 부족하긴 하다”라고 했다.
그래서 수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서호철은 “코너에선 공이 빠지면 장타가 된다.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하려고 한다. 작년 스프링캠프부터 3루만 아니라 2루 연습도 했다. 이젠 어디가 편하다기 보다, 어디든 나가면 내 자리라고 생각하고 정면 타구만 잘 처리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실책 없이, 차분하게 하자는 마음이다. 긴장이 되지만, 평정심을 갖고 몸에 힘 빼고 하다 보니 편해진 것 같다”라고 했다. NC가 올 시즌 공수겸장 멀티 내야수를 확실하게 건졌다.
[서호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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