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돌아온 최원준(26)이 20일 대전 한화전서 우익수로 출전했다. 물론 최원준의 외야수 경쟁력을 점검하는 차원도 있었다. 실질적으로 김종국 감독이 최근 타격감이 좋은 23세 이적생 거포 변우혁을 좀 더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컸다. 변우혁은 이날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변우혁은 황대인, 김석환과 달리 5월 말 주축들의 2군행 러시에도 1군에서 살아남았다. 성적만 보면 2군에 가도 할 말이 없지만, 역설적으로 요즘 자신이 왜 1군에 있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드문드문한 출전 기회에도, 최근 10경기서 24타수 10안타 타율 0.417 2홈런 6타점 5득점으로 활황세다.
최원준이 돌아오자마자 1루를 맡으면서, 변우혁의 벤치행이 고착화되는 듯했다. 실제 키움과의 지난 주중 원정 3연전만 해도 그런 양상이었다. 이우성과 이창진의 좋은 타격감 때문에 최원준이 외야로 나가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우혁은 최악의 상황서 오히려 경쟁력을 발휘한다. 지난 주말 NC와의 홈 3연전서 잇따라 장타를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여주더니, 이날 한화를 상대로도 6회 정우람의 체인지업을 통타, 좌중월 스리런아치를 그렸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가는 스트라이크였다. 정우람의 실투가 아니라 변우혁이 잘 쳤다.
NC와의 홈 3연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변우혁에게 관건은 ‘꾸준한 기회’라고 했다. 스윙이 거칠어도 하체에서 상체로 이어지는 중심이동이 좋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상, 하체가 따로 노는 스윙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실제 변화구를 공략할 때도 타격 매커닉이 흔들리지 않는다. 이순철 위원은 공이 꺾이기 전에 정확하게 타격한다고 칭찬했다.
KIA는 거포에 목 마르다. 황대인과 김석환은 부침을 거듭하며 2군에 내려갔다. 이런 상황서 변우혁이 터지면 당연히 활용도를 높이는 게 맞다. 변우혁이 좀 더 보여주면, 1루수 경쟁이 다시 안개 속에 빠질 수 있다. 최원준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최원준으로선 1루를 지키는 게 상책이다. 이달 말 나성범이 돌아오는 것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성범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외야에서도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는 있다. 타격감이 가장 좋은 이우성을 좌익수로 투입하면, 최원준이 이창진보다 타격감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종욱은 최근 확실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10일 경기서도 최원준이 우익수로 나가면서 이창진과 고종욱은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이렇게 되면서 변우혁도 1루에서 안정적으로 출전시간을 확보했다.
어쨌든 나성범이 돌아오면 최원준과 변우혁의 1루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나가면 변우혁 1루, 최원준 우익수로 공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럴 경우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가야 하고 이우성이 벤치에 앉아야 한다.
변우혁이 꿈틀하면서 최원준이 긴장해야 하는 형국이 조성됐다. 또한, 황대인도 결국 1군에 올라와야 할 선수다. 김석환까지 합류한다고 치면, 장기적으로 1루수 경쟁률이 무려 4:1이다. KIA로선 기왕이면 장타를 갖춘 선수가 1루에 자리매김하는 게 좋다. 이제 김종국 감독의 냉철한 판단이 중요하다.
[변우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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