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1)는 묘한 선수다. 기본적으로 공수주를 두루 갖췄다. 작년에도 올해도 KBO리그 외국인타자 랭킹 1~2위를 다툰다. 그러나 타이거즈 역대 최고 외국인타자이자 스타일이 가장 비슷한 로저 버나디나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정확히 얘기하면, 수비와 주루가 S급까지는 아니다. 물론 잘 한다.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는 멋진 플레이로 KIA에 기여한다. 그러나 간혹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온다. 3월 25~26일 NC와의 홈 시범경기가 대표적 사례다.
실제 25일 경기서 0-3으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좌중간안타를 날린 뒤 변우혁의 우익수 뜬공 때 타구를 체크하지도 않고 3루까지 냅다 질주하다 어이없이 횡사했다. 2사가 아닌 무사였다. 설령 라이너 타구라도 확인하고 뛰어야 했는데, 평범한 뜬공이었다.
26일 경기서는 0-1로 뒤진 4회말 1사 1루서 2루 땅볼을 치고 야수선택으로 1루를 밟았다. 그러나 후속 변우혁 타석에서 견제사를 당했다. 미처 슬라이딩을 할 틈도 없었다. 그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벌금을 많이 내야 한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정규시즌 개막 이후 엄청난 본헤드플레이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5월부터 타격에서 급상승세를 타며 최형우와 함께 실질적으로 팀을 이끈 공로가 더욱 컸다. 5월 타율 0.318 4홈런 14타점에 이어 6월에도 타율 0.303 4홈런 16타점. 호수비도 많이 했다.
다만, 6월 초에 너무나도 기세가 뜨거웠기에, 최근에는 흐름이 한 풀 꺾였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158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수비와 주루에서 응집력을 발휘해야 팀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22일 대전 한화전서 또 한번 황당한 주루사를 당했다.
0-1로 뒤진 7회말이었다. 소크라테스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볼넷을 골라냈다. 변우혁의 볼넷으로 2루에 갔고, 박찬호 타석에서 윤대경의 폭투로 3루까지 갔다. 그리고 박찬호가 중견수 방면 짧은 뜬공으로 물러났다. 소크라테스가 태그업을 해서 홈으로 들어가긴 쉽지 않은 타구.
실제 조재영 3루 코치가 손을 들며 멈추라는 시그널을 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홈으로 냅다 뛰다 뒤늦게 승부가 되지 않겠다고 판단, 3루로 역주행했다. 한화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1루수 김인환이 마운드 부근으로 와서 중견수 문현빈의 송구를 커트한 뒤 3루를 커버하러 온 유격수 이도윤에게 정확하게 송구했다. 이도윤이 몸을 날려 소크라테스를 태그, 이닝을 끝냈다.
KIA로선 최악의 이닝 종료였다. 가뜩이나 이날 타선의 흐름이 좋지 않아서 7회 찬스가 엄청나게 중요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주루사로 끝내 0의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대로 0-1로 패배하며 루징시리즈.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에도 잘 하고 있다. 이날 한 경기 결정적 주루사가 올 시즌 퍼포먼스를 대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경기가 자주 나오면 곤란하다. 이미 비슷한 전적이 있던 선수라서 KIA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값비싼 수업료는 한~두번만 내면 된다. KIA도 소크라테스도 어떻게든 가을에는 그 수업료를 회수해야 한다.
[소크라테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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