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부상 복귀 후 금발로 돌아온 롯데 황성빈 이야기다. 세 번의 탈색으로 머리카락이 끊어지는 경우는 봤어도 황성빈은 블루투스 타격이 끊어진 거 같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은 4월 개막 후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롯데를 춤추게 하는 선수였다.
황성빈의 4월 타율은 0.353 12안타 3타점 8득점 3도루로 안권수와 함께 롯데 테이블세터를 이루며 맹활약했다. 특히 배트를 던지며 만들어 내는 '블루투수 타격'은 상대 투수와 수비수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묘기 같은 놀라운 타격이었다. 유인구에 속아 타격 밸런스를 잃고, 배트를 던지며 공을 맞히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이 타구가 라인 안쪽으로 들어와 내야 안타를 계속해서 만들어 냈다.
'블루투수 타격'은 스피드에 자신 있던 황선빈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타격하는 기술이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저러다 잘못해서 투수나 내야수가 배트에 맞으면 어떻게 하냐'라는 지적과 '어떻게 해서든 살아 나가려 하는 절실함이 보인다'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도루하다가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며 전거비인대 2도 파열 진단을 받고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복귀 후 황성빈은 이전 황성빈과는 달랐다. 6월 황성빈은 타율 0.185(54타수 10안타)로 롯데 타자 중 가장 못 치고 있다. 삼진도 14개를 당하며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어느덧 그의 시즌 타율은 0.240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출루율(0.298)이 3할 밑으로 떨어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황성빈이 루상에 나가야 빠른 발로 상대 내야진을 흔들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안권수의 부상과 황성빈의 부진으로 '느림보 군단'으로 돌아갔다. '느림보 군단'이 된 롯데는 상대의 허를 찌르며 분위기를 뒤집던 시즌 초 보여줬던 작전 야구가 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롯데 야구를 보는 듯싶다.
롯데는 23일부터 지옥의 수도권 9연전의 마지막 시리즈 LG와 대결을 앞두고 있다.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롯데다. 또다시 스윕패를 당한다면 최악의 경우 8위까지 내려갈 수 있는 롯데다. 이번 LG와의 맞대결에서 반등하지 못한다면 전반기 막바지 순위 다툼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부상 복귀 후 금발로 돌아온 황성빈의 부진에 '느림보 군단'이 된 롯데 자이언츠.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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