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잠깐 안 봐야 하나…”
KIA 나성범(34)은 그동안 다친 종아리를 재활하고, 상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저녁을 먹으며 KIA 경기를 시청하는 일상을 반복해왔다. 경기에 나갈 수 없었지만, 재활하면서도 KIA 승리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나성범은 지난 27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매일 재활을 마치고 5시쯤 집에 왔다. 쉬고 있다가 저녁 먹으면서 경기를 매일 봤다. 끝까지 볼 때도 있었는데 한번씩 안 볼 때 이기고 있더라. 그럴 때 ‘잠깐 안 봐야 하나’ 싶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고 있으면 (득점 찬스에서) 점수를 못 빼고 그랬는데, 재미 들려서 일부러 봤다 안 봤다 그랬다”라고 했다. 슬며시 웃으며 얘기했지만, 그만큼 나성범은 진심으로 KIA를 응원했다. 자신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종아리 부상은 가볍지 않았다. 나성범은 “오사카에서 도쿄로 넘어간 첫 날에 연습을 하는데 근육통 같은 느낌이 왔다. 근육을 풀고 뛰어 보니 괜찮아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부하가 조금씩 갔다. 호주전 뛸 때도 괜찮았고, 일본전을 못 뛰고 체코전에 대주자로 나갔더니 올라왔다.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로 스타트를 하는데 제일 크게 왔다”라고 했다.
NC 시절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뒤 가장 오래 자리를 비운 시기였다. 나성범은 “그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 빨리 안 낫다 보니 멘탈도 무너질 뻔했고, 다시 잡고 빨리 복귀하자는 생각만 했다. 그래도 다른 부위는 꾸준히 운동을 했다. 회복하는 동시에 다른 기술훈련에 바로 들어갈 수 있게 준비했다”라고 했다.
컨디션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 4경기서 14타수 4안타 타율 0.286 1홈런 1타점 3득점 OPS 1.018. 아직 표본이 적어 평가하기도 이른 시기다. 나성범은 “100% 컨디션은 아니다. 공 보고 공 치기 하는 느낌이다. 살아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한다. 아직까지 몸이 힘들다 보니 여유가 없다. 팀이 이기는데 신경 쓰고 있다. 몇 경기 지나면 적응할 것이다”라고 했다.
나성범은 24일 광주 KT전서 강견을 뽐내며 보살을 낚았다. 어깨는 여전했다. 나성범은 “그냥 던졌는데 정확하게 갔다. 내가 수비보다 타격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홈런이 가장 기분이 좋은데, 한번씩 수비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좋다”라고 했다.
KIA는 6월 중순부터 투타 엇박자가 심각하다. 타선이 사실상 김도영, 이우성 정도를 제외하면 집단 슬럼프 기미다. 선발진에 균열이 생기면서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마저 피로도가 쌓였다. 쉽게 풀어가는 경기가 거의 없다. 나성범이 앞으로 해줘야 할 몫이 크다. 해결사 노릇을 도맡아야 한다. 통산 234홈런의 저력이 발휘돼야 할 시기가 왔다.
나성범은 KIA의 저력을 믿는다. “우리는 충분히 강하다. 장마도 시작했고 더위도 시작됐는데 제일 중요한 시기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곧 후반기에 들어간다. 7~8월이 제일 중요하다. 선수들이 건강 관리를 잘 해서 다치지 않으면 지금 순위보다 위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부터 잘하겠다”라고 했다.
[나성범.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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