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스트 이정후 시대의 기둥은 누구일까.
키움이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37)과 2024년부터 2+1년 연장계약을 체결한 건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준비하는 차원도 있다. 이정후는 2023-2024 오프시즌에 메이저리그로 건너간다. 올해 대권에 올인한 키움은, 2024시즌부터는 구단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새롭게 잡아야 한다.
윈나우든 리빌딩이든, 팀이 최소한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키움은 야수진에서 그 역할을 이원석이 해주는 걸 기대한다. 트레이드 2개월만에 이원석의 진가를 파악했고, 4개월 빨리 입도선매했다. 이원석은 야구 잘 하는 내야수이기 이전에 좋은 선배다.
고형욱 단장은 이원석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잘 해야죠”라고 했다. 이원석의 역할에 따라 팀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얘기다. 다만, 30대 후반의 이원석이 잔여 2+1년간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이원석이 이 팀에서 오랫동안 야수진의 기둥이 되긴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장기적 차원에서의 적임자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키움은 당연히 이 선수와 비 FA 다년계약을 체결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 내부에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가 읽힌다.
최근 한 야구관계자는 “오히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안우진보다 김혜성에게 관심이 많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안우진과 김혜성을 시선에 넣어둔 건 더 이상 놀라운 일은 아니다. 어두운 과거 탓에 FA를 앞당기기도 어렵고, 군 복무도 해야 할 에이스 안우진은 메이저리그행을 염두에 뒀지만, 가까운 미래에 운신의 폭이 제한된 게 사실이다.
김혜성은 얘기가 다르다. KBO리그 최고 2루수이자 최고 공수주 겸장 중앙내야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73경기서 289타수 92안타(1위) 타율 0.318(5위) 5홈런 31타점 54득점(3위) 17도루(2위) 출루율 0.379 장타율 0.446 OPS 0.825. 여전히 장타가 약점이지만, 올해 장타율은 커리어하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혜택도 받는다. 점점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인터뷰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다. 단, 현 시점에선 KBO리그에서 최고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역대 최고 유격수, 2루수 골든글러브 동시 수상자가 됐지만, 도루 타이틀 외에 타격 타이틀이 없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홍원기 감독도 지난 2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아직까지 거친 부분이 있긴 한데 매년 발전해나가고 있다. 끝이 어디일지 모르겠다. 만족을 모르는 선수다. 퍼포먼스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풀타임으로 나가고 있는데 컨디션 관리만 잘 해주면 지금보다 나은 모습 보여줄 것이다"라고 했다.
키움으로선 당연히 김혜성을 FA 자격을 갖추기 전에 초장기 계약으로 붙잡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키움이 설령 오퍼를 넣어도 김혜성이 받을 리 만무하다. 키움으로선 그림의 떡인 셈이다. 김혜성도 2024시즌을 마치면 풀타임 7년을 채우면서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FA는 2025-2026시장에서 자격을 얻는다. 선택지가 많다.
김혜성도 여러모로 향후 1~2년이 중요한 시기다. 키움으로선 포스트 이정후 시대에 최적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선수지만, 김혜성의 향후 거취에 따라 구단의 방향성을 또 한번 크게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가면, 키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선수가 김혜성이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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