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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가 친정팀 맨유에서 있었던 일화를 들려줬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즐라탄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에 1파운드(약 1700원) 삭감된 급여를 받았던 일화를 다시 언급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즐라탄이 맨유 소속으로 활약할 때 이야기다.
즐라탄은 자서전 ‘아드레날린’을 통해 “모든 사람들은 맨유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밖에서 볼 때는 그렇다”면서 “하지만 딱 한 번 맨유 구단이 소소한 것에 신경 쓴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회상했다.
그 유명한 ‘1파운드 주스 사건’이다. 즐라탄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호텔에서 합숙할 때였다. 목이 말라서 호텔 냉장고를 열고 과일 주스를 마셨다. 다음 날 경기를 잘 치렀다. 그러고 며칠이 지나서 급여명세서가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즐라탄은 “평소 같으면 급여명세서를 확인하지 않는다. 연말에 수입과 지출을 한 번에 확인한다. 하지만 그때는 왠지 모르게 궁금해서 급여명세서를 확인했다”면서 “내 월급보다 1파운드 적은 급여가 들어왔다”고 들려줬다.
1파운드가 큰돈은 아닐지라도 갑작스러운 급여 삭감(?)에 즐라탄은 놀란 모양이다. 즐라탄은 “구단 직원을 불러서 ‘내 월급에서 왜 1파운드가 깎였나요?’라고 물어봤다. 직원은 명세서를 훑어보더니 ‘호텔 냉장고에서 과일 주스 마셔서 그렇네요’라고 하더라”라고 돌아봤다.
즐라탄은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지금 장난하세요?”라고 물었고, 해당 직원은 “농담 아니에요. 여기 보세요. 호텔에서 무언가 마셨으면 돈을 내야죠”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참고로 당시 즐라탄의 주급은 20만 파운드(약 3억 3,300만 원)였으며, 월급은 80만 파운드(약 13억 3,300만 원)였다.
즐라탄은 “내가 호텔에 놀러 간 것도 아니고, 일하러 가서 주스 하나 마셨을 뿐이다. 만약 내가 목이 마른 채 아무것도 안 마셨다면 다음날 경기를 제대로 못 뛰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게 말이 되는가? 고작 1파운드인데? 이탈리아에서 뛸 때는 이런 일이 없었다. 선수를 향한 존중이 결여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건도 있다. 즐라탄은 맨유 훈련장에 입장할 때마다 출입증을 보여줘야 하는 시스템도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날 그는 창문을 내리고 보안 요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봐요. 난 한 달째 매일 여기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왜 항상 출입증을 보여줘야 하죠? 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예요. 아직도 날 못 알아본다면 당신이 일을 못 하는 거예요.”
이처럼 즐라탄은 맨유에서 보낸 2시즌 동안 여러 에피소드를 경험했다. 커리어 동안 말뫼(스웨덴), 아약스(네덜란드), 유벤투스, 인터 밀란, AC밀란(이상 이탈리아), 바르셀로나(스페인), 파리 생제르맹(PSG), LA갤럭시(미국)에서 뛰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즐라탄이지만 맨유에서 경험한 1파운드 급여 삭감과 출근길 신원 확인은 짜증이 났던 모양이다.
한편 즐라탄은 이번 2022-23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즐라탄은 프로팀 통산 827경기 출전 496골 204도움을 남겼고, 스웨덴 대표팀에서는 A매치 122경기 출전해 62골 25도움을 기록했다. 즐라탄은 자신의 은퇴식에서 야유하는 상대 팬을 향해 “실컷 야유해라. 오늘 나를 만난 건 당신들에게 올해 최고의 순간일 테니까”라고 말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즐라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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