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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명가 중 하나로 꼽히는 리버풀. 그 리버풀에서 최고의 '전설'로 꼽히는 공격수. 바로 이안 러시다.
러시를 잠깐 소개하자면, 1992년 EPL이 창설되기 전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를 씹어먹었던 최고의 공격수였다. 당시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압도하는 잉글랜드 최강의 클럽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 역시, 러시의 존재감이었다.
잉글랜드 축구 올드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격수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또 리버풀 팬이라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전설이다.
현역 말기에 EPL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그의 전성기는 EPL 이전이었다. 1980년부터 1986년, 그리고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리버풀에서 15시즌을 뛰었고, 1부리그 우승 5회를 포함해 총 20개의 우승 트로피를 리버풀에 선물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러시의 골 기록. 그는 리버풀에서 총 346골을 터뜨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리버풀 개인 득점 역대 1위다. 리버풀에서 300골을 돌파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리버풀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가 현존하는 리버풀 최고의 공격수를 바라봤다. 리버풀 선배의 눈으로, 같은 공격수의 눈으로, 또 리버풀을 사랑하는 팬의 눈으로 모하메드 살라를 바라봤다.
러시의 눈에 살라는 어떻게 보일까.
살라도 리버풀의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살라는 리버풀에서 6시즌을 뛰었고, EPL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등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끈 핵심 공격수다. 리버풀은 살라로 통한 시대다.
리버풀에서 살라가 터뜨린 골은 총 186골. 역대 5위다. 6시즌을 뛰고 역대 5위에 오른 것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현재 리버풀 역대 득점 톱 10 중 현역은 살라가 유일하다.
러시는 살라가 자신이 가진 역대 최고 기록을 깰 수 있다고 바라봤을까. 물론 이 부분도 중요하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러시는 살라가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런데 러시는 살라의 다른 부분을 조금 더 유심히 봤다. 공격수라고 해서 골이 전부가 아니라는 시선이다. 살라를 골 하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또 다른 눈빛이었다. 러시의 눈빛. 골을 빼고 살라를 보면 살라가 더욱 위대하게 보였다.
러시는 살라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살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살라가 내 골 기록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기록을 깨기 위해서는 앞으로 리버풀에 더 오래 머물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요즘 살라의 다른 모습이 더 잘 보인다. 살라는 골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더 넓은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살라는 골보다 어시스트가 더 많아지고 있다. 살라가 점점 더 팀 플레이어가 된다는 의미다. 2년 전만 해도 살라는 이기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살라는 팀 플레이어가 됐다. 지금은 골을 넣은 것 만큼 어시스트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라가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살라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팀이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한다면 개인 기록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우승을 해야 골 기록의 영광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살라. 행운을 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모하메드 살라, 이안 러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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