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KT 5연승을 이끈 배정대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심리적인 압박감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KT 위즈 배정대는 최근 '학폭 논란'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KBO는 학교폭력을 주장한 제보자에게 징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답했고 이강철 감독도 배정대의 엔트리 제외는 없다고 밝혔다.
경기는 정상적으로 출전하지만, 많은 사람의 시선이 본인에게 쏠린 만큼 배정대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KT 배정대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처음 두 타석은 다소 긴장한 표정을 보이며 범타로 물러났다. 이때 의기소침에 있던 배정대를 본 박기혁 코치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격려했고 굳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던 배정대의 표정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또한 공수 교대를 위해 1루 더그아웃으로 뛰어가던 두산 2루수 강승호도 배정대와 짧은 이야기를 나누며 격려했다. 2013년 LG에 입단한 강승호와 2014년 LG에 입단한 배정대는 짧은 시간이지만 LG에서 함께 한 동료며 친구다.
그뿐만 아니라 KT 2루수 이호연도 배정대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실어 줬다.
이렇듯 그라운드 안의 동료와 코치는 특별히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배정대를 격려했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왔다.
동료들의 격려가 힘이 된 것일까. 앞선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던 배정대가 세 번째 타석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배정대는 기분 좋은 안타로 출루했고, 후속타자 알포드의 1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6회초 구원 등판한 최원준을 상대로 2사 2루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고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연타석 안타를 맛본 배정대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타로 출루했고, 후속타자 김준태의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이날 경기 두 번째 득점까지 성공했다.
초반 두 타석을 범타로 물러났던 배정대가 동료들의 격려를 받은 뒤 3연타석 안타를 기록하며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웃지는 않았다. '학폭 논란' 속에서 KT의 5연승을 이끌었지만 그의 표정에서 승리의 미소는 볼 수는 없었다.
한편 배정대의 '학폭 논란'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남고 2학년 재학 시절 대만 전지훈련에서 당시 3학년 선배들의 주도하에 단체 얼차려가 있었고 2학년 주장이었던 배정대는 1학년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다. 배정대는 얼차려 후 후배들에게 사과했으며 이후에는 어떠한 폭행이나 욕설도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 주장은 조금 다르다. 피해자는 폭행 중단을 요구해도 배정대가 멈추지 않았고 명치를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배정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했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는 배정대의 행동이 단순 얼차려가 아니라 학교폭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배정대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 속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지에 따라 KT의 순위표는 달라질 것이다.
[경기 중 동료들과 코치의 격려를 받은 KT 배정대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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