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KIA 클로저 정해영(22)이 8월 들어 다시 시련의 나날을 보낸다. 19일 대구 삼성전에는 1점 리드 상황서 중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20일 대구 삼성전서는 4-6으로 뒤진 8회말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정해영은 4월 12경기서 3승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괜찮았다. 그러나 5월 8경기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으로 흔들렸다. 김종국 감독은 5월 말에 정해영에게 전격 2군행을 지시했다. 정해영은 6월 내내 함평 2군에 머무르며 한동안 밸런스 훈련만 소화했다.
정해영은 함평에서 사실상 ‘미니 서머캠프’를 치렀다. 중심이동을 집중 점검했다. 하체가 움직인 뒤 상체가 자연스럽게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상체부터 먼저 이동하는 현상을 고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후 퓨처스리그 점검을 거쳐 7월2일 LG전서 복귀했다.
정해영의 6월 함평행은 성과가 있었다. 7월 8경기서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35로 부활했다. 김종국 감독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클로저 복귀를 명 받았다. 본인도 7월12일 광주 삼성전을 마치고 투구밸런스를 다잡으면서 “공의 회전력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그런데 8월 들어 다시 흔들린다. 6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7.11이다. 1~2일 포항 삼성전서 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 0.1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등판 일정이 다소 빡빡하긴 했다. 7월28~30일 광주 롯데전서 3연투했고, 31일 하루를 쉰 뒤 1~2일 경기에 다시 나갔으니 6일간 5경기였다.
이후 사흘 쉬었고, 6일 광주 한화전서 2이닝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회복했다. 이후 등판 간격은 또 벌어졌고, 13일 부산 롯데전서 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또 불안했다. 17일 광주 키움전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했으나 18일과 19일 경기에 나가지 않았다. 18일 경기야 2-12로 대패하면서 나가는 게 이상했지만, 19일에는 세이브 상황이었으나 쉬었다.
다행스러운 건 20일 경기서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도 투구내용이 괜찮았다는 점이다. 주자 2명을 내보내긴 했지만,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143km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섞었다.
구자욱을 상대로 8구 접전 끝에 143km 패스트볼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사실 볼카운트 2B2S서 7구 140km 패스트볼이 몸쪽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듯했으나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도 공은 좋았는데 삼진 콜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때 정해영은 다리를 들어올리며 안타까워했으나 표정만큼은 밝았다.
정해영은 지난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따내면서 타이거즈 세이브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34경기서 3승2패10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73으로 주춤하다. 평균자책점도 클로저치고 다소 높고, 결정적으로 10개뿐인 세이브 개수가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구속보다 회전수, 수직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투구밸런스, 체력관리가 상당히 중요한 유형의 클로저다. 올 시즌을 전체적으로 보면 고전하는 양상인 건 확실하다. 8월 들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최근 4경기 중 3경기서 실점하지 않으며 회복세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순위다툼의 클라이맥스로 간다. KIA로선 정해영을 2군에 보내 준비를 시킬 시간이 없다. 어떻게든 1군에서 조정하고 버텨내고 이겨내야 한다. 올 시즌 성적과 기세, 투구내용만 보면 임기영이 불펜에서 가장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정해영도 어떻게든 함께 가야 할 전력이라면, 무조건 살려야 한다. 클로저가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KIA도 5강에 안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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