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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배우 고현정(52)이 외모에 대한 생각을 고백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상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의 고현정을 만났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고현정은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것에 익숙해진 중년의 김모미 역을 맡았다. 힘든 수감생활에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느날 교도소 밖에서 온 편지 한 통에 결국 탈옥을 결심한다.
3인 1역의 마지막 배턴을 이어받은 고현정은 첫 OTT 작품인 '마스크걸'을 통해 지금껏 본 적 없는 모습으로 숨 막히는 열연을 펼쳤다. 아무렇게나 싹둑 자른 듯한 짧은 머리와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했고, 몸 사리지 않는 호연으로 극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특히 고현정의 눈빛 연기가 빛났다. 변모하는 상황 속에서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시시각각 눈빛으로 담아내며 강렬한 몰입감을 안긴 것.
이날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자 고현정은 "어떻게 보면 제가 외모로 등극했다. 그때는 제가 괜찮은 줄 알았다"며 "그리고 중간에 없어졌다가 다시 나왔을 때도 정말 외모 덕인 줄 알았다. 외모에 대한 극찬을 많이 받았고, 모질게 떠났었던 거에 비해 반갑게 받아주셔서 '외모 때문인가', '진짜 예쁜가?', '피부에 뭐가 안 나는 게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텄다.
여러 가지 구설에도 오르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던 고현정. 그는 "그럴 때 보면 고현정에게 외모란 모든 사람에게 있는 외모와 다르지 않다더라. 똑같다"며 "저는 운이 한 8할, 9할이라는 생각을 50대를 넘으며 하게 됐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건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마스크걸'을 하게 되면서 저를 이런 장르물에서 생각해 주셨다는 게 신기했다"는 고현정은 "저는 장르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요즘 자기 PR시대고 SNS도 많이 하지만 저는 이메일도 없는 사람이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저의 실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전혀 없고 저의 생각 같은 걸 나눈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장르물을 할 기회가 저한테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말한 적이 없고 얼쩡거려본 적이 없다"면서 "사실 영화하시는 분들도 인맥으로 아는 분들이 있어서 얘기도 해 보고 인간관계를 맺으면 그분들에게라도 정보를 드릴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그런 걸 거의 안 하는 사람이라서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너무 감사했다. 이건 굉장히 공정한 캐스팅이라 '잘 해봐야겠다' 싶더라. 깨끗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스크걸'로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 한 번 더 느끼게 됐다. 이렇게 장르물을 하게 된 게 얼마나 운이 좋냐"며 "이렇게 얘기하게 된 것도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고현정은 "제가 늘 외모보다 피부에 대한 인터뷰가 많았는데 별다른 얘기를 한 게 없다"며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얼굴에 기미도 좀 있다. 제가 선크림을 열심히 바르는 사람이 아니다. 잘 안 돌아다니는데, 잘 씻고 덜 바른다. 또 최대한 남의 손에 제 얼굴을 많이 안 맡긴다"고 비결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고현정에게 외모란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 그는 "그게 다인 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의 외모랑 다를 게 없더라.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간절히 바라는 게 있는가 그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외모는 …"이라고 머뭇거리더니 "고치겠다. 외모는 많은 도움이 된다. 다시 생각해 보니 고현정에게 외모란 처음이자 끝"이라고 수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빈 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더불어 '얼태기'(얼굴+권태기)를 언급한 고현정은 "저만 겪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아무리 예쁜 사람도 저 얼굴이 내 얼굴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할 수 있다. 제가 요즘 그런 게 많이 있더라. 너무 똘망똘망한 얼굴도 아니지 않나. '그런 얼굴이면 더 다양한 역할이 들어올 수 있었을까?' 싶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마스크걸'은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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