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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개념 미술의 대가 로렌스 위너(Lawrence Weiner, 1942-2021) 개인전 ‘로렌스 위너: 언더 더 썬’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개념미술이란 눈에 보이는 작품보다 보이지 않는 작가의 생각에 중점을 두는 창작 활동을 일컫는다.
이번 로렌스 위너 개인전은 2021년 작가 타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이자 아시아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이다. 8월 31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전시한다.(월요일 휴무)
뉴욕과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작업했던 로렌스 위너는 칼 안드레, 로버트 배리, 댄 플라빈, 조셉 코수스, 솔 르윗 등과 함께 미니멀리즘과 개념 미술의 흐름에 핵심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196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선보였던 ‘언어 조각(Language Sculpture)’ 작업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그는 언어를 하나의 물질로 여기며 이를 재료 삼아 조각적 개념으로 제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전시에선 ‘언더 더 썬(1999/2000)’와 ‘어 비트 오브 매터 앤드 어 리틀 비트 모어(1976)’를 포함한 언어 조각 대표작 47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에디션 작업, 드로잉, 포스터, 모션 드로잉 등을 통해 위너의 작품 세계 전반을 폭넓게 조망했다. 60여 년에 걸친 위너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로렌스 위너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 철학을 반영해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고미술 소장품을 함께 전시한다. ‘주체와 대상’, ‘과정’, ‘동시적 현실’이라는 3가지 주제 아래 펼쳐지는 언어 조각과 고미술품의 어울림을 통해 동서고금의 아름다움을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다.
또 ‘애즈 파 애즈 더 아이 캔 씨(1998)’를 포함한 7점의 작품을 국문 병기로 설치해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초월하는 의미의 확장성도 보여줄 예정이다.
더불어 작품에 하나의 특정한 의미가 담기는 것을 거부했던 작가 철학을 존중해 구체적인 작품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인터뷰 등에서 발췌한 작가의 말을 인용해 더욱 직접적으로 작가 예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언어를 재료로 고유한 작업 세계를 구축한 로렌스 위너의 이번 대규모 회고전을 통해 세상과 문화,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다.
01. UNDER THE SUN
태양 아래, 1999/2000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02. A BIT OF MATTER AND A LITTLE BIT MORE
약간의 물질 그리고 아주 조금 더, 1976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Daled 컬렉션 일부 기증. Maja Oeri, Hans Bodenmann, Sue and Edgar Wachenheim III, Agnes Gund, Marlene Hess and James D. Zirin, Marie-Josée and Henry R. Kravis, Jerry I. Speyer and Katherine G. Farley 기부. 2011
3. TO SEE & BE SEEN
보는 것과 보이는 것, 1972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소장. Panza 컬렉션 기증. 1992, 92.4193
04. SMASHED TO PIECES (IN THE STILL OF THE NIGHT)
산산이 조각난 (고요한 한밤중에), 1971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오스트리아 비엔나 Hausmaninger 컬렉션 소장
05. CAREFULLY BALANCED ON THE EDGE OF A HOLE IN TIME
시간 속 구멍의 가장자리에 조심스레 균형 잡힌, 1999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Just Linde 컬렉션 소장
06. SCATTERED MATTER BROUGHT TO A KNOWN DENSITY WITH THE WEIGHT OF THE WORLD, CUSPED
세계의 무게가 실려 알려진 운명으로 모아진 흩뿌려진 물질, 첨두, 2007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암스테르담 스테델릭뮤지엄 소장. 미술관 재개관 기념 스테델릭미술관 친구들 기증
07. FOREVER & A DAY
영원 & 어느 하루, 2015
언어 + 언어가 가리키는 재질, 가변 크기
개인 소장. 로스앤젤레스 리건프로젝트 제공
08. 백자대호, 18세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보물
둥근 몸체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백자 대호로, 형태가 보름달을 연상시켜 ‘달항아리’ 라고 부른다. 몸체의 위, 아래를 따로 만들어 이어 붙이는 제작 특성 상 완벽한 대칭을 이루기 어려움에도 높이와 몸체의 비율이 좋아 안정감이 돋보인다. 표면 일부에는 사용 과정에서 생긴 갈색의 얼룩이 스며들어 있어 시간의 흔적을 보여준다.
09. 목제나전흑칠연엽일주반, 19세기 말-20세기 초,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거북 형태의 받침대에 연꽃 줄기를 형상화한 다리를 꽂아 천판을 받치고 있는 일주반이다. 천판이 연잎 모양으로 만들어져 연엽반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인용 주안상의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 소형으로 제작되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옻칠을 하였으며 천판은 테두리에 주칠을 했고, 내부는 나전으로 연잎의 입맥과 두 마리 거북, 연꽃과 물고기를 표현하였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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