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항저우] '4강 탈락에도 승자 中 선수에게 박수' 이우석의 품격, "상대도 나만큼 악착같이 노력한 결과다"

[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이우석(코오롱)이 국가대표의 품격을 자랑했다.

이우석은 3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치샹숴(중국)와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준결승에서 5세트까지 5-5(28-28, 28-29, 29-26, 30-27, 27-28)로 비긴 뒤, 슛오프 승부에서 패했다.

이우석은 8강전에서 사디코프(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6-2로 승리하며 좋은 슛 감각을 자랑했다. 특히 6번 연속 10점을 쏘며 상대를 압도했다.

4강전은 팽팽했다. 1세트를 비긴 뒤 2세트를 내주면서 매치 점수는 1-3이 됐다. 하지만 이우석은 3, 4세트를 연속해서 따냈다. 4세트는 ‘텐텐텐’을 기록하며 무승부만 기록해도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5세트를 내줬고 슛 오프에서 치샹숴가 10점에 더 가깝게 쏘며 승자가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우석은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활을 쏘면서 2018년 자카르타 대회가 생각이 났고 더 긴장이 됐다. 긴장감을 떨쳐 냈으면 더 높이 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아직 대회가 더 남았기에 멘탈을 잘 잡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우석은 개인전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 국가대표팀 맏형 오진혁(현대제철)이 16강에서 탈락하면서 홀로 남자 양궁 금메달을 위해 싸워야 했다.

이우석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선수라면 그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치샹숴는 슛 오프에서 승리 후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승리를 만끽했다. 이때 이우석은 치샹숴를 향해 박수를 보내면서 승자에게 축하를 보냈다.

이우석은 “분명 아쉽다. 결과가 아쉬운데 내가 이렇게 악착같이 준비한 만큼 중국 선수도 노력해서 슛 오프 때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선수대 선수로서 경기를 하고 더 좋은 성과를 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인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곧바로 다음 경기도 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면 선수가 아니다. 아쉽지만 동메달과 혼성 단체전을 준비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항저우(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