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브레이킹이 되는 높이만 설정하고, 모든 걸 다 컨트롤 하려고 하지 말고.”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은 정재훈 투수코치와 이동걸 투수코치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두 투수코치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투수들을 섬세하게 지도하고 있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최근 두 코치의 코칭 영상을 공개했다.
‘19세 스마일가이’ 윤영철은 예상을 깨고 불펜투구를 했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 막판 윤영철을 마무리훈련 명단에 넣었으나 공을 잡게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윤영철 역시 시즌 결산 인터뷰서 캐치볼 정도는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윤영철의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올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합계 131⅓이닝을 소화했다. 신인 치고 많이 던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풀타임 선발투수에게 절대적인 관점에서 많이 던진 건 아니다.
갸티비 영상에 따르면, 윤영철은 디딤발을 딛을 때의 동작을 수정하고 있다. 그는 불펜투구 소감을 밝히면서 “공을 누르지 못해 뜨는 것도 있었다. 스탠스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숨이 차면 하체가 밀려버려서 무너진다”라고 했다.
윤영철은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져 힘들었다고 시즌 마지막 인터뷰서 얘기했다. 그 부작용 중 하나가 투구밸런스의 균열이다. 힘이 들면서 다리가 완벽히 버텨주지 못한 채 중심이동을 하면 제구가 흔들릴 수 있다.
정재훈 코치는 “또 발 버릇이 나왔다. 땅을 딛고 발걸음이 빨라야 한다”라고 했다. “이 정도 틀어야 적당한거야? 다른 건 없고 다리를 이렇게(동작 실시) 하면서 발걸음이 느려. 그것만 빨리, 빨리 하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투구 후 피니시 동작에 대한 섬세한 조언이었다.
윤영철로선 정재훈 코치를 잘 만났다. 정재훈 코치는 현역 시절 포크볼이 주무기였지만, 커브, 커터를 비롯해 다양한 구종을 잘 구사하는 마무리투수였다. 기대대로 정재훈 코치는 윤영철에게 커브 구사 요령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정재훈 코치는 “커브는 브레이킹이 되는 높이만 설정하면 된다. 모든 걸 다 컨트롤 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구종은 오른쪽 바깥쪽으로 던지다 흘러나가고, 왼쪽 바깥쪽으로 던지다 흘러나가도 잡을 수 있는데, 커브는 그게 안 된다. 처음에 높낮이만 설정해 놓고 던지는거야”라고 했다.
아무래도 커브는 스피드가 느리다 보니, 원하는 지점에 제대로 못 던지면 장타를 허용할 위험성은 있다. 그러나 패스트볼 구속이 느린 윤영철로선 더 느린 커브를 장착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카드도 없다. 이미 올 시즌에도 종종 구사했으니, 내년엔 더 많이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철은 갸티비에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서 밸런스가 안 좋아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건 딱히 없었다. 오랜만에 던진 것 치고 좋았다. 내게 필요한 커브에 대해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됐다”라고 했다.
윤영철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마무리훈련이다. 2024시즌 준비는 이미 시작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