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참 모자랍니다.”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주요 화두 주 하나가 외야수 이우성(29)의 1루수 수비훈련이었다. 1루 전향은 아니고, 외야와 1루를 병행할 가능성을 타진한 시간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이우성의 쓰임새를 2024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지켜보고 결정할 계획이다.
이우성은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귀국장에서 “고교 1~2학년 때 1루 수비를 하고, 고3 때부터 포수와 외야수를 봤다. 프로에선 계속 외야만 봤다. 12~13년만에 1루 수비를 했다. 구단이 운동할 여건을 잘 만들어줬고, 박기남 코치님에게 기본을 배웠다. 긍정적으로, 쉽게 알려줬다”라고 했다.
처음엔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 이우성은 “박기남 코치님, 이현곤 코치님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진갑용 수석코치님에게 말씀한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김종국 감독은 이우성의 운동신경이 좋다면서, 1루 수비에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이우성은 “한참 모자란다. 이번 캠프 때 배운 게 전부다. 던져주는 걸 받은 게 전부다. 타자가 치는 걸 받아보지도 못했다. 기본적인 연습만 했다. 외야는 땅볼 타구가 와도 천천히 오지만, 내야는 바운드가 빠르게 온다. 이번 겨울에 연습을 해야 한다. 꾸준히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1루 수비가 어렵다. 단순히 강습타구를 걷어내고, 다른 야수들의 송구를 받아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일만 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외야로 나가서 중계플레이에 참석해야 하고, 타구의 속도, 성격에 따라 미리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투수와 포수의 견제구도 잘 잡아야 한다.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KIA가 FA 양석환을 영입하지 않은 건 이우성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KIA 1루는 내년에도 기존 변우혁과 황대인, 오선우에 이우성까지 경쟁하게 된다. 수비만 좀 더 익숙해지면, 타격 생산력에서 안 밀리기 때문에 주전 1루수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우성이 1루 수비에서 끝내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외야수로만 뛰면 된다. 내년에도 KIA 외야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우성은 이미 타격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 즉, 이우성으로선 어차피 잃을 게 없는 프로젝트다.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어필하면 자신의 야구 스펙트럼이 넓어질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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