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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몇몇 팬들은 패닉에 빠졌다"
3일(한국시각) LA 다저스 팬들에게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바로 조 켈리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 때문이었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다저스는 켈리와 1년 재계약을 맺으며, 2024시즌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켈리는 지난 2009년 신이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98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은 뒤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세인트루이스와 보스턴에서는 주로 선발 투수로 뛰며 두 차례나 10승의 고지를 밟았는데,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이후에도 켈리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켈리는 2017년 54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79의 성적을 남기며 성공적인 보직 전환을 이뤄냈고, 이듬해에는 무려 73경기(65⅔이닝)에 등판해 4승 2패 2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특히 2018시즌 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맛본 켈리는 다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2020년에도 '왕좌'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다저스로 이적한 뒤 3년간 몸담은 켈리는 2022시즌에 앞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계약을 체결하며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올해 화이트삭스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97로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복귀했다. 그리고 다저스에서는 11경기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74로 부활하면서 1년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제구의 불안함은 있지만, 여전히 불펜에서 '중책'을 맡을 수 있는 켈리의 잔류는 다저스 팬들의 입장에서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켈리의 잔류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유는 오타니 쇼헤이의 영입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의 행선지는 머지않아 결정될 전망. 현재 다저스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에인절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다저스가 오타니의 영입전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저스가 켈리와 재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켈리의 잔류를 마냥 반길 수가 없었던 이유는 등번호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에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용하던 11번을 이어받아 사용했다. 하지만 에인절스로 팀을 옮긴 이후에는 줄곧 '17번'의 등번호를 달아왔는데, 다저스에서는 17번을 켈리가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전에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켈리의 영입을 마냥 반길 수가 없었던 이유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팀 카플소는 "모든 다저스 팬들이 켈리와 재계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켈리의 영입 소식이 몇몇 팬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1년 넘게 소문으로 자자했던 오타니를 FA를 통해 영입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다저스 팬들은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하게 될 경우 켈리가 17번의 번호를 물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오타니의 다저스행이 현실화 됐을 때 켈리가 17번의 번호를 물려줄 수도 있지만, 켈리가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오타니가 다른 번호를 달고 뛸 수도 있다. 이에 카플소는 "진지하게 말하면, 다저스가 오타니 또는 켈리에게 다른 번호를 달게 할 수도 있다"면서도 "등번호 문제가 있더라도 두 번의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된 오타니를 데려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오타니가 과연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까. 그리고 다저스에 입단하게 됐을 때 등번호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어떻게 매듭이 지어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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